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를 위해 소집에 합의했던 29일 국회 본회의가 원샷법만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에는 참석할 수 없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강경 입장 선회로 결국 불발됐다.
이에 따라 당리당략을 앞세워 시급한 경제법안을 방치했다는 비난과 함께 '무능 국회'에 대한 불신은 한층 높아지게 됐고, 4월 총선에서 현역의원들을 대거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북한인권법의 문안 합의에 실패하고 더민주가 의원총회 이후 선거법 개정안을 함께 처리해야 본회의 개의에 동의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오후 본회의 소집이 불발됐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긴급회견을 통해 "지금 제일 중요하고 시급한 법안이 선거법"이라며 "선거법을 일차적으로 처리하고 그다음에 원샷법을 처리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민주 원내지도부는 원샷법과 선거법을 같이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제안했으나 여당은 난색을 표했다.
이날 더민주 의원총회에서는 원샷법이 사실상 '삼성특혜법'이라는 문제 제기에 이어 선거법 등 여타 법안에 대한 담보도 없이 원샷법부터 넘겨줘선 안 된다는 강경 주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새누리당 김정훈, 더민주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회동을 하고 북한인권법 문안을 조율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가 불발됐다. 제2조 '기본원칙 및 국가의 책무'의 한 문장에서 '함께'의 위치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은 '국가는 북한 인권 증진 노력과 함께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을 위한 방향으로도 노력하여야 한다'고 했고, 더민주는 '국가는 북한 인권증진 노력을 남북관계의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 노력과 함께 추진하여야 한다'고 맞섰다. '함께'의 위치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진다는 게 여야의 주장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