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의원의 탈당(본지 20일 자 1·4면 보도)에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경남 김해갑·사진) 의원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야권의 전략 지역인 낙동강벨트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산·경남·울산을 통틀어 단 3명뿐이었던 더민주 의원 가운데 문재인 대표의 불출마 선언과 조경태 의원의 새누리당 이적으로 홀로 남은 민 의원마저 당 잔류를 고민하는 상황에 부딪치면서 당의 영남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 의원은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는 말로 부인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특히 조 의원의 탈당에 대해 "당내에서 사고와 가치의 스펙트럼이 넓게 인정되고 비판의 목소리도 수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포용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당내 폐쇄적인 분위기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남 3선 의원이면 당에서도 예우를 해줘야 하는데 당이 말로만 '전국 정당'을 외칠 뿐 영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제2의 조경태'가 나오지 않도록 이번 계기를 통해 철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과 함께 비주류 의원 모임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활동을 해온 민 의원은 정치적 성향도 '합리적 보수'에 가까워 그동안 친노·운동권 출신이 주류인 당에서 많은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도 "혼란스럽다", "고민이 깊다" 등의 표현으로 거취에 대한 고민을 내비쳤으나 "김해라는 특수성 때문에…"라며 말을 흐렸다. 봉하마을이라는 상징성 있는 지역구에서 정치적 선택의 보폭이 제한됨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의 탈당은 '낙동강벨트'의 한 축인 김해 총선 판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김해갑 민 의원의 건재와 김해을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의 선전으로 총선에 기대를 걸었던 더민주 측은 낙동강벨트의 한 축이 무너졌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새누리당 측은 조 의원을 탈당을 반등의 기회로 보면서도 오히려 여권에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도 하는 등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민 의원과 경쟁관계인 새누리당 홍태용 예비후보는 "조 의원이 결국 야당 의원으로서 힘을 발휘하지 못한 한계 때문에 내린 결정이 아니겠느냐. 우리 지역에서도 결국 힘 있는 여권 후보를 선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김해을 새누리당 이만기 예비후보도 "결국 낙동강벨트가 무력화되면서 여권에 유리한 국면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민주 김경수 위원장은 이날 "그동안 조 의원이 친노 측과 각을 세워왔는데 (탈당은) 개인적인 선택일 뿐 김해지역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박동필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