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 3선 푸대접 등 복합적 작용
- 새누리 우위 정치구도 공고화
- 野 '대타' 찾으면 또 다른 기회
조경태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및 새누리당행은 부산 정치지형의 균형추를 무너뜨리는 결정으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당장 조 의원이 주축이 되어 지켜온 야권의 낙동강벨트는 궤멸 위기에 빠졌고, 현시점에서 이렇다 할 '대타'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세력이 강한 사하를 축으로 중·동 부산지역으로 파고들려던 더민주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반대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방어벽을 공고히 하고 서부산에서 김해로 세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조 의원이 탈당한 것은 친노 주류인 중앙당과 부산시당에서 '영남 유일 3선 의원'임에도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정치적 역할이 제한돼 있다는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4선 의원이 된다고 해도 국회와 당에서 주요 역할을 맡지 못하고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 새로운 정치적 모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원내 지도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에 내정해 놓고도 당내 반발에 본회의 상정을 미루는 등의 굴욕적인 상황도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사람이 먼저다' 해놓고 이 당이 사람 귀한 줄 모른다. 영남 3선의 빈자리를 느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 직후 "조 의원이 탈당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 의원이 탈당한다고요? 왜요? 공천을 안 줄까 봐요?"라며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문 대표를 비롯해 친노 세력의 포용력 부재가 빚어낸 야권의 비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정치권의 한 인사는 "문 대표가 대표직도 내놓고 이제 들어온 김종인 선대위원장에 전권을 준다고 나섰는데 왜 조경태 의원 하나를 품지 못했나"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영남 유일 3선 의원으로 지역주의 극복의 산 증인인 조 의원의 새누리당행은 20년간 불모지에서 야당을 지켜온 본인의 정치경력은 물론 한국 정치사적으로 '후퇴'로 평가된다. 대구의 김부겸, 부산의 조경태, 전남의 이정현으로 대표되는 지역주의 극복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린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부산은 3당 합당 이후 굳어진 여당 우위의 정치구도가 약화하면서 여야가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는 상황이었는데 조 의원의 '역주행'으로 오히려 새누리당이 공고화되면서 야권은 당분간 활로를 찾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정체성이 모호했던 조 의원의 탈당으로 지역의 선거구도가 명확해지면서 야당에는 또 다른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인호 사하갑 위원장과 정진우 북강서을 위원장 등은 "외형적으로는 전력손실로 보이지만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사하을은 야권 지지도가 높은 곳이어서 조 의원의 배신은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정체성이 뚜렷한 후보를 낼 경우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