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6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서울은 물론 부산과 경남 등도 쌀쌀한 날씨를 보였다. 하늘도 잔뜩 흐렸다. 영결식이 열린 서울에는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간간이 두꺼운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내려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비추자 시민들은 "좋은 날 가셨다"는 등 길조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부산과 경남지역 주민들도 이날 빈소인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된 운구 행렬 모습을 TV를 통해 보면서 "이제 정말 가시는구나. 편히 쉬세요"라며 첫 문민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했다. 궂은 날씨에다 기온이 뚝 떨어져 유난히 추웠던 이날 부산역 광장 등을 오가는 사람들은 TV를 통해 영결식과 안장식을 보고 저마다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며 큰 정치인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자영업을 하는 김재웅(69·부산 동래구 명륜동) 씨는 "김 전 대통령은 부산이 낳은 위대한 정치인"이라면서 "하나회를 손볼 때는 '저분이 무사할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는데, 밀어붙이는 모습이 정말 강단 있었다. 두 번이나 조문을 다녀왔는데 그분의 인자하고 따뜻한 영정을 보니 눈물이 났다"고 추모했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영결식에서 추모곡인 '청산에 살리라'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 울려 퍼지자 마음속으로 따라 부른 사람도 있었다. 회사원 김기웅(34·부산 기장군 기장읍) 씨는 "평소 김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노래였다고 하길래 인터넷으로 노래가사를 찾아 음미했다"며 "이번 국가장 기간에 고인의 생전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고는 잘못보다 공적이 많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운구 행렬이 김 전 대통령이 46년 동안 기거했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사저와 내년 완공을 앞둔 기념도서관 등을 거쳐 국립현충원에 도착한 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장남 은철·차남 현철 씨 옆에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애통한 표정으로 안장식을 지켜보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가슴이 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안장식을 지켜본 시민들은 고인의 업적과 교훈에 대해 그 나름대로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김차영(45·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목사는 "우리 정치권도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정쟁에서 벗어나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주민들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면서 많은 말을 쏟아냈다. 옥기영(57·경남 거제) 씨는 "한국 민주화에 크나큰 업적을 남기신 고인의 발자취는 후손에게 영원히 이어져 가야 한다"며 "참된 민주화 실현을 위해 앞으로 선거 문화 등에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국민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식(47·경남 통영) 씨는 "우리 정치권도 앞으로 당의 이익보다는 진정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