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의원 무책임행동 쓴소리
- 어린이단체·교육계도 항의 빗발

부산시와 아시아드CC의 사회공헌 사업인 '어린이날 큰 잔치'에 대해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최준식(해운대구2) 의원이 "맑고 좋은 날 돈을 벌어야 한다"며 폐지를 요구(본지 25일 자 2면 보도)한 것을 둘러싸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 5일 아시아드CC 어린이날 큰 잔치에 원생들과 단체로 참석한 부산 한 유치원 원장은 25일 "시와 골프장 측이 모처럼 참신한 발상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시의원이 정확한 자료 조사도 없이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행사 폐지를 주장한 건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역시 자녀들을 데리고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한 법조인은 "아이들과 골프장 잔디 위에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에게도 '내년에 한 번 오시라"고 추천했다"며 "부산의 대표적 축제가 될 만한 행사인데 이를 없애자면 누가 쉽게 이해하겠느냐"고 했다.

교육계도 반발했다. 부산의 한 중견 교사는 "돈을 더 들여서라도 아이들의 꿈을 키워줘야 한다는 게 교육자로서의 견해"라며 "1년에 딱 한 번, 그것도 어린이날에 사회 환원을 위해 진행하는 축제인데, 이걸 '돈의 논리'로 막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교육자들이 뭉쳐 항의 성명을 내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동료들 사이에서도 "시의원은 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지역구나 특정 집단만 바라볼 게 아니라, 시민 전체의 마음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최 의원이 공적인 감사장에서 시청 고위 간부의 개인 연봉을 캐물은 것을 두고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시의 한 공무원은 "피감기관을 상대로 갑질을 하는 일부 시의원 탓에 시의회 전체 이미지가 손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 같은 여론에 직면한 시의회는 "의회 차원에서 어린이날 큰 잔치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이날 최 의원을 비롯한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협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복지환경위는 "1년에 하루 어린이날, 공익적인 취지로 골프장을 무료 개방하는 행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상임위 전체가 앞으로 아시아드CC의 어린이날 공익행사에 관해 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익행사를 헐뜯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아시아드CC가 경영구조를 민주적으로 개선해 만성적인 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을 어린이날 행사와 연관 지은 건 잘못했다. 명백한 실수다. 행정사무감사 질의 과정이 서툴렀던 측면도 인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