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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호 여사가 23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헤쳐온 두 정치 지도자의 내조자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동병상련'의 두 사람은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으로 수많은 대화를 주고받는 표정이었다.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23일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휠체어를 타고 빈소까지 이동한 이 여사는 YS 차남 현철 씨의 안내로 헌화·분향을 마친 뒤 YS 부인 손명순 여사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현철 씨는 이 여사에게 "(손 여사가) 아무래도 충격이 없진 않으시다"라고 말을 건넸고, 이 여사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함께 온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가 "이제 두 여사님이 오래 사셔야 합니다"라고 하자, 이 여사는 손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 드립니다"라며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이에 손 여사도 이 여사의 손을 잡으면서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 여사는 다시 한 번 손 여사의 손을 잡고 "건강하세요"라고 위로했다.
YS 빈소에는 이틀째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YS의 상도동계와 함께 DJ 가신그룹으로서 정치권의 한 시대를 풍미한 동교동계 인사들이 단체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새정연 권노갑 상임고문은 YS에 대해 "다감한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정운찬 김황식 정홍원 전 국무총리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전직 고위직 인사들도 이날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빈소를 찾아 "정말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며 YS의 넋을 기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이날 장례식장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명의의 조화 2개가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