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 계류된 테러 방지 관련 법안의 처리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에 발의된 관련 법안의 핵심은 국가정보원에 테러 방지 활동의 주도권을 주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을 테러 방지의 '컨트롤타워'로 하는 방안을 반드시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인권 침해 및 국정원의 권력 남용 등의 우려로 결사 저지한다고 맞서 충돌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16일 소속 의원들을 통해 발의해 놓은 테러방지법 제정안,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안,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개정안,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테러방지법·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안은 테러 방지 활동을 국정원이 주도하는 게 핵심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개정안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세부 정보를 국정원에도 제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통비법 개정안은 이동통신사가 정보기관의 휴대전화 감청 요구에 응하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단국가의 특수성과 북한의 지속적 위협 등 한반도의 전반적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 테러방지 법안은 국가와 국민의 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안전장치"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사전 방지를 위한 정보 수집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들 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면서 "국정원의 권한 남용 우려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대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을 대테러 대응의 중심에 놓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정부 여당의 대테러 관련 법률은 국정원을 초법적 감시기구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테러방지 법안에 대해 "테러 개념이 불명확해 인권을 침해할 위험성이 있고, 국정원에 대한 불신이 있으며 권력 남용 위험성을 경계한다"며 반대했다. 그는 사이버테러방지 법안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온라인상 개인정보를 감시할 근거가 되므로 사이버 국가보안법이 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오히려 국정원을 포함한 수사기관이 포털에 개인정보를 요청할 때 법원의 영장을 반드시 받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