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는 법안들은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회가 이것을 방치해서 자동 폐기된다면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시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여야 정치권을 향해 "국무회의 때마다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단지 메아리뿐인 것 같아서 통탄스럽다"며 "(정치권이) 매일 민생을 외치고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치적 쟁점과 유불리에 따라 모든 민생법안이 묶여있는 것은 국민과 민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며 여야 정치권에 대한 '국민 심판론'을 제시한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일종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 정부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의 총선 출마설과 맞물려 '물갈이 논란'이 일고 있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은 이를 두고 대통령의 총선 개입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자기를 반대한다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야당 낙선 운동을 선동하고, 여당 내 비주류를 협박하는 일은 독재 시절에도 보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