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정고시 효력 정지 신청

정부가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하자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국회 의사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국정화에 반대해 전날 농성에 돌입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비롯한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항의 농성을 계속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 활동이 야당의 불참으로 취소됐고,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연기됐다.

새정치연합은 정부가 끝내 국정화를 강행한 것을 '독재'로 규정하면서 국회 보이콧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날 당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특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교과서가 편향됐다는 황교안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거짓말"이라며 교과서를 펴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농성 중인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며 "국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자들이 아니다. 독재주의자들이고, 전체주의자들이고, 국가주의자들"이라고 성토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회를 중단하면서까지 정부가 해왔던 잘못된 태도에 대한 분명한 저희 의지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의총에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라며 교육부의 국정화 확정 철회, 황우여 교육부 장관의 즉시 사퇴,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규탄서를 채택했다.

문재인 대표는 4일 국정화에 반대하는 대국민담화에 나설 방침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같은 날 대구에서 국정화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새정치연합은 법원에 확정고시 효력정지 신청을 내는 데 이어 고시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 검토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서기로 했다. 교과서 집필거부, 대안교과서 제작 등 불복종운동을 벌이고, 대국민 서명운동 역시 계속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기국회에서 예산 심사가 진행 중인 와중에 국회 보이콧이 자칫 민생 발목잡기로 비치며 역풍을 불러올 수 있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여야가 대치하다 보니 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역사학자가 주체가 되고 야당은 민생을 챙겨가며 법으로 서포트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