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 부산 글로벌 클라우드데이터센터 활성화를 위한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필리핀에는 글로벌기업의 콜센터나 A/S센터 등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우소싱) 기업 300여 개가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이 부산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현실화되면 초기 단계에 있는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부산 집적'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필리핀 과학기술부(DOST) ICT 오피스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새누리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부산 글로벌클라우드데이터센터 활용 및 ICT기업교류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DOST ICT 오피스는 필리핀 정부의 ICT 관련 산업정책의 기획 및 실행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양해각서에 따라 필리핀 DOST-ICT 오피스는 필리핀 ICT기업들의 부산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원도 부산시가 강점을 가진 클라우드데이터센터·게임산업·통합방재시스템 등 관련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필리핀 ICT기업의 협력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도 지스타 등 부산의 ICT관련 행사에 필리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필리핀 최대 BPO기업 협회인 IBPAP이 이번 양해각서에 입회인으로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200여 개 기업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IBPAP은 필리핀 정부의 ICT산업 육성 및 지원의 핵심 주체다. IBPAP 회원사 상당수가 자연재해 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부산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 백업 센터 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결식 직후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필리핀 BPO기업은 직접 부산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필리핀 정부는 자국 내 BPO업체의 부산 백업 센터 구축을 보증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며 "이들 기업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부산 진출을 적극적으로 나서면 부산 데이터센터 활성화의 호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강서구 미음지구 내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클라우드데이터센터 시범단지는 2만7000평의 부지에 데이터센터 6개 동과 지원시설 1개 동이 건설되도록 설계됐다. 2012년 LG CNS가 1차 데이터센터를 완공했고, BNK금융그룹 데이터센터도 올해 말 착공 예정이다.

필리핀=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