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주선(가운데) 위원장과 새누리당 신성범(왼쪽)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간사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자 의사진행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면서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유기홍 "내주 발표 기정사실화, 국감 무시"
- 서용교 "野 주장한 당·정·청 회의한 적 없어"
- 회의 진행 놓고 한선교-野의원들 고성도

8일 교육부를 상대로 한 마지막 국정감사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여야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파행을 거듭했다. 오전 10시 시작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감은 오전 내내 의사진행 발언만 벌이다 결국 2시간 만에 정회됐다.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국감 시작과 함께 야당은 총공세에 나섰다.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교육부는 아직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미 언론은 이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며 "국감이 끝난 다음 주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발표하겠다는 것은 국감의 기능을 무시하고 국회의 뒤통수를 치는 꼼수에 불과하다. 교육부 장관은 오늘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고 다그쳤다.

이에 박주선 교문위 위원장이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답변을 재촉하자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장관의 보고도 듣지 않고 의사진행 발언을 하게 하는데 위원장은 공평하게 회의를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이때 야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며 "이 사람 말조심해"라고 반박하자 "이 사람이라니…"라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새정치연합 박혜자 의원은 "여당 대표가 연일 '현재 교과서는 반(反)대한민국 사관이며 김일성 주체사상을 전파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교과서를 제작·소지·운반·판매·취득한 사람은 모두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로 처벌받아야 한다. 더욱이 이런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교육부와 정권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교육부가 교문위 위원들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2015년도 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 보고' 자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보고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국정 전환과 검정 강화 두 가지 방안을 현재 고려 중이며, 국정으로 전환할 경우 국사편찬위원회가 교과서를 개발해 오는 2017년부터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검정 체제를 유지할 경우 집필진 자격기준을 마련하고 심사체계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자료를 야당 의원들은 받지 못했다며 교육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윤관석 의원은 "교문위 위원에게 제출했다고 하는데 야당 의원들은 한 명도 받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따졌다.

여당 의원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당·정·청 회의를 했다는데 회의를 한 적 없다"며 "이를 근거로 자료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과서 국정화 계획에 대해 황 부총리는 국감이 끝난 뒤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황 부총리는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위해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자는 게 목표"라며 "국감이 끝나면 조속한 시일 내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구분 고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찬반 여론 찬성 이유 반대 이유 편향적 기술로 국민 갈등 야기 역사 획일화, 정권 홍보수단 돼 분단 상황에서 통일된 역사인식 교육해야 정권 바뀔 때마다 내용 수시로 바뀔 수 있음 수능 필수 과목이 된 한국사에 대한 수험생 부담 줄여야 국정 교과서는 학생들 역사인식을 경직되게 만들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