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1일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여권내 갈등이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자 "선거개입 의지를 버리라"며 청와대를 정면 비판하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측면 지원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정치현안 관련 질문을 받고 "여야 대표의 합의마저도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한 마디에 번복되고 표류함으로써 헌법상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특히 "향후 여야가 어떤 합의를 하려면 미리 '청와대의 보증' 같은 것이 필요한 것인가"라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공천권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부 권력투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청와대가 입법부를 간섭하고 통제하려 함으로써 우리 헌법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는 상황에 있다고 본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역할과 임무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의회주의를 무시하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힘으로 찍어내더니, 이제 국회무시 참상의 2라운드가 보여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원내대표간 '2+2 회담'도 즉각 거절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어처구니가 없는 제안이다"며 "청와대의 한 마디면 양당 합의마저 뒤짚는 새누리당이 무슨 권한이 있다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작 야당 내부에서도 공천룰 합의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어 냉가슴을 앓고 있다. 비주류인 문병호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선거인단을 추출하는 방식의 경우) 표본추출에만 엄청난 돈이 든다"며 "모바일 투표는 역선택의 위험이 있어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도 이날 성명을 내고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진짜 혁신'과 '야권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