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개적인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김 대표가 청와대와 친박계를 상대로 더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한 것이다. 이에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간 공천권 다툼이 이제부터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아주 노력하고 있다"며 "인신공격 하지 말자.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청와대와 친박계를 향해 인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자신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를 한 것에 대해 당내 의원들에게 사과했다는 친박 일부의 전언에 대해 "내가 왜 뭘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냐"며 "어떤 X가 그런 소릴 하냐"고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친박계와 비박계가 정면 대치하면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신 당내 '공천제도 논의 특별기구'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특별기구는 앞으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 여부와 전략공천 문제, 컷오프 비율 등 계파별·지역별로 이해가 다른 공천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논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게 된다.

김 대표가 추진해온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는 사실상 폐기됐다. 김 대표도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는 현실적으로 실행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방법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천 룰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계파 간 충돌은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가 불가능해진 이상 정당마다 자기의 공천 방식을 만들어서 해야 한다"며 김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부산 회동'을 통한 합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통령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19대 총선 때 실패한 친노의 룰을 사용한다는 건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박계 정두언 의원은 의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공천제 논란은 우리 국회가 권력(청와대) 눈치만 보는 후진적 거수기 국회로 남느냐, 아니면 국민 눈치를 보는 선진적 민주 국회로 바뀌느냐의 갈림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