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10년간 6조5000억 손실
- 하태경 "슬롯 추가확대 필요"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 지역이 김해공항 활주로 용량의 포화로 올해에만 1640억 원의 관광수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활주로 용량 확대를 위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증대되지 않으면 오는 2025년까지 향후 10년간 6조5000억 원 가량의 관광수입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토부 등 관계 당국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앞서 김해공항 활주로 용량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새누리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이 한국공항공사와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해공항 슬롯은 현재 주중 16회와 주말 24회다. 김해공항 활주로는 올해 하계 기준으로 1일 최대 운항가능 편수(285편)의 94%인 268편이 이용되는 등 극포화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에만 김해공항 신규 취항을 희망하는 항공사 운항신청 82편이 불허됐다. 연간 기준으로 불허 편수는 4264편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동남권 지역 관광수입 손실과 지역민의 부담 증가도 우려된다. 국제노선 신설 불허에 따라 김해공항을 이용할 수 없는 국제여객은 올해에만 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역 관광수입 손실액은 163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동남권 지역민이 김해공항 대신 인천공항을 이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연간 195억 원에서 390억 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항공당국은 김해공항 슬롯 증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2025년까지 2377만 명이 김해공항을 이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수입 손실은 6조4892억 원으로 추산했다. 국토부가 최근 슬롯을 시간당 1, 2회 확대(본지 지난 7월 13일 자 1면 등 보도)하기로 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간당 1, 2회의 슬롯 확대는 연간 약 5%의 용량 확대 효과만 있어 2년 안에 또 다시 포화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 의원은 "제주공항도 이착륙 절차 개선을 통해 슬롯을 시간당 34편에서 40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김해공항도 신공항이 건설되기 전까지 항공수요가 억제되지 않도록 최소 34~40편으로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