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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아랫줄 오른쪽 열번째)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끝 원내는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 연합뉴스 |
- 양국정상 나란히 열병식 관람
- 전략적 동반자관계 더욱 밀착
- 北 최룡해는 구석으로 밀려나
- 냉랭해진 북중관계 재확인
- 내달 워싱턴 방문 박 대통령
- '중국경사론' 불식 주력할 듯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를 참관한 것을 두고 한중 관계는 물론 동북아 신질서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1년 전인 1954년 당시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마오쩌둥 국가주석이 중국 건국 5주년 기념 열병식을 함께 참관했던 자리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함께 한 것은 반세기가 조금 넘는 동안 한중 관계와 북중 관계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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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 10월 1일 톈안먼 성루에서 열병식을 지켜보는 김일성(왼쪽) 전 북한 주석과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 경화시보 캡처 |
이날의 '성루 외교'의 현장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발전한 양국 관계의 현주소와 향후 발전 방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중이 수교 이후 '경열정냉(경제는 뜨겁고 정치안보는 차갑다는 뜻)'의 상태에서 '경열정열(경제와 정치안보 분야 모두 뜨겁다는 뜻)'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확인한 자리였던 것이다.
중국은 수교 초기에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협조가 필요한 결정적인 상황에서 사실상 북한 편을 드는 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및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한중 간 외교·안보적 협력이 과거보다는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중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에 공감하고 북한이 민감해하는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를 두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톈안먼 성루에서도 확인됐다. 중국과 과거 혈맹 관계였던 북한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박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 오른쪽 끝에 자리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번까지 모두 6차례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1년 집권 이후 시 주석을 못 만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일 자에 "중국의 열병식에는 시 주석의 진정한 친구가 옆에 서게 되는 데,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이 아니라 한국의 박 대통령"이라며 "이런 모양새가 북한과 중국이 얼마나 냉랭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미국 일본 등 전통적인 동맹·우방국 정상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사회주의 이념적 전통을 지닌 중국 러시아의 정상과 나란히 한무대에 선 것 또한 동북아 신질서의 태동을 엿볼 수 있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박 대통령에게 전통적 한미 동맹을 잘 관리해야 하는 외교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이 다음 달 16일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일각에서 감지되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고 한미 동맹 관계를 공고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