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복지부 장관 왜 교체했나

- 문형표 초기방역 실패 책임 물어
- 보건의료 체계 전반 혁신 불가피
- 임기 반환점 분위기 반전 의지

# 하반기 국정 열쇠 '노동개혁'

- 청년 일자리 창출 당면과제 천명
- 기성세대·기업·정규직 양보 강조
- 문화융성 정책 추진 방침도 언급

여름휴가를 마치고 이번주부터 업무에 복귀한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보건복지부장관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는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온 국민을 공포의 충격 속에 빠뜨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상황에 접어들면서 미뤄온 문책성 인사를 마무리하고 임기 반환점(오는 25일)을 앞두고 후반기 국정운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메르스 사태 매듭짓는 인사 단행

박 대통령이 이날 정진엽 전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새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한 것은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국정을 정상화하겠다는 의도가 녹아있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김현숙 의원으로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의 국정 골든타임을 흐트려 놓았던 메르스 사태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후반기 국정에 매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정 장관 내정자를 발탁한 배경은 메르스 사태로 환부를 드러낸 보건의료 분야 개혁에 적임자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는 정형외과 전공의 출신으로,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임 중 대한병원협회의 병원정보관리이사, 재무위원장, 기획이사 등을 맡은 바 있어 의료 시스템 전반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료인 출신 장관설은 보건복지부가 '전문성 부족'으로 메르스 초기 방역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은 뒤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 내정자는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보건의료 시스템 전반 '혁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가 의료인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 지배구조 체계 개선 문제 등 연금·복지분야 현안은 조세 전문가인 김 수석이 막후 조정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 지배구조 문제는 정부 내부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국민연금의 보장수준 강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노동개혁·경제 활성화 거듭 강조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마음'과 '속도전'을 후반기 국정 운영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새로운 마음으로 국민을 위해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10분 분량의 모두 발언 중 3분의 2 정도를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당면 최대 과제인 노동개혁과 관련해 "한마디로 청년 일자리 만들기"라고 규정했다. 노동개혁을 "더 많은 청년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기성세대, 기업, 정규직이 기득권을 좀 더 양보"해야 한다면서 노동개혁 추진의 선결 과제인 노사정위원회의 재개를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당정청 협의 등을 토대로 연내 노동개혁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로 이런 계획이 탄력을 받으려면 노사정위원회 복원이 급선무라는 것이 당정청의 공통 인식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여름휴가 기간 심혈을 기울인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의 일단을 표출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휴가기간 읽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책을 언급하면서 문화융성 정책 추진 방침을 천명했다.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다시 찾아내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정체성 위기 현상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통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정체성을 먼저 확립·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후반기에 문화융성의 틀을 강화해서 우리의 찬란한 문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데 매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후반기 국정구상을 오는 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