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국회까지 공방 이어질 듯
국가정보원 민간인 해킹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국면이 '장기전'으로 가는 분위기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음 달 6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현장 기술간담회를 열기로 29일 합의했다. 이른바 '전문가 기술간담회'에는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추천하는 전문가 2명씩 총 6명이 참여하게 된다. 민간 전문가 4명은 다음 달 3일까지 여야 추천을 받아 신원조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이날 여야 간사 회동에서는 기술간담회에서 다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지난 27일 국정원의 현안보고를 놓고도 여야는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 "더 많은 의혹을 남겼을 뿐"이라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의 국정원 해킹 의혹 제기를 "국가안보와 국민안위를 내팽개치고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특히 '갈택이어(竭澤而漁·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고기를 잡는다)'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한 뒤 "실체도 없는 고기를 잡기 위해 '안보연못'을 말리려는 게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정보위 이철우 간사도 이날 회의에서 "이제 그만큼 했으면 명백히 밝혀졌다. 국내인 사찰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은 안보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며 진상규명 협조를 촉구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스스로 실체적 진실 발견에 나서야 할 국정원이 진실을 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번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캐나다 연구팀 '시티즌랩'으로부터 직접 분석한 결과를 청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국정원 해킹 의혹 장기화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노동개혁을 비롯해 야당과의 민생·경제 법안 협상 때 이번 사안이 '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도 '출구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입장이 제기되고 있다. '결정적 한방' 없이 정쟁으로만 흐르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