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상대로 한 납품비리 의혹을 정부에 신고한 납품업체 직원이 무려 11억 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게 됐다.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한국전력 납품 관련 비리 의혹을 신고한 A 씨에게 11억600만 원의 부패신고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이 근무한 업체가 한전에 기계장치를 납품하면서 수입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부풀린 사실을 알고 권익위에 비리의혹 신고를 했다.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수사를 벌인 결과 비리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한전으로부터 부당하게 받아낸 금액은 263억 원에 달했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아 부당지급된 전액을 환수했다. 권익위가 A 씨에게 보상대상 가액인 263억여 원을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한 11억600만 원의 보상금은 2002년 부패신고 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대 보상금이다. 이전 최고액은 2012년 12월 지급된 4억500만 원이었다. 현재까지 부패신고자 보상금은 총 266건 82억3600만 원이 지급됐다.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령은 보상대상 가액이 40억 원을 초과할 경우 보상금은 '3억4600만 원+40억 원 초과 금액의 4%'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상금은 부정·부패 신고로 부정한 자금이 국고로 환수됐을 때 환수금액에 비례해 지급하는 돈으로, 최고 20억 원까지 또는 보상가액의 20%까지 지급할 수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신고자 A 씨에 대한 보복 조치는 없었다"면서도 "신고자를 보호해야 하므로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권익위는 부패행위 신고 활성화를 위해 보상금 최고 지급금액을 20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지급 비율은 현행 20%에서 3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