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과 관련한 정의화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친박 의총소집 태세 본격 압박
- 비박도 일전 대비 세결집 나서

- 朴, 오늘 국무회의서 재언급땐
-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는 형국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된 6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예상과 달리 거취 표명을 하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계는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7일을 유 원내대표 사퇴를 위한 '2차 거사일'로 잡고 있다.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새누리당에는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 지도부 조정력 한계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잇따라 유 원내대표와 단독으로 만났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와 약 30분간 배석자 없이 만났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거취를 표명하는 타이밍을 놓칠 경우 여론이 유 원내대표에게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를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너무 끌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도 유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내가 좀 몇 마디 얘기는 했지만 여러분에게 공개할 수 있겠나"라며 사퇴를 촉구했음을 시사했다.

유 원내대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오늘 얘기할 것 없다"고 답을 피했다. 김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기류를 전했다.

■의원 총회 개최 주목

유 원내대표의 거취는 스스로 결단하지 않는 한 결국 의원총회에서 결론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도 '일전'에 대비해 세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친박계는 김태흠 의원 주도로 의총 소집 요건인 '당 소속의원 10분의 1'(16명)의 배에 달하는 30여 명의 서명을 받아뒀으며 제출 시점만 저울질하고 있다.

비박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유 원내대표의 최측근인 김세연 의원이 유 원내대표에게 본회의 직후 입장 표명을 제안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유 원내대표에게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의원들이 거취를 정해주시면 겸허히 이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본회의 이후 반드시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의 재입장 표명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이 7일 국무회의에서 다시 한번 유 원내대표와 관련해 언급한다면 당·청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원칙을 다 얘기했고, 경제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에도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