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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자금 8억 달러 받고 식민지배 면제부 줘버린 '굴욕협상'

미완의 한·일협정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 정유선 기자
  •  |   입력 : 2015-06-21 19:06:36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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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6월 22일 한국의 외무장관 이동원, 한·일 회담 수석대표 김동조와 일본 외상 시이나 에쓰사부로, 수석대표 다카스기 신이치는 일본 도쿄에서 '한·일 기본조약'에 서명한다. 1951년 10월 연합군의 중재로 한·일이 국교정상화를 위해 첫 예비회담을 가진 이후 이어진 14년간의 마라톤 협상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이는 일제 36년간의 식민지배를 딛고 한·일 관계를 정상적인 외교 관계로 바로잡으려는 역사적인 출발이었다. 하지만 한·일 간 얽혀있는 과거사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해 갈등의 씨앗을 남긴 '미완의 협정'이기도 했다.

협상의 분수령은 1962년 11월 12일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이 도쿄에서 오히라 마사요시 일본 외상과 회담하면서 탄생한 '김-오히라 메모'였다. '6·3 사태' 등 격렬한 회담 반대시위를 촉발시키기도 한 비밀협상에서 김-오히라는 이 청구권 금액을 '무상 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상업차관 1억 달러(최종 3억 달러) 이상'으로 합의, 최대 쟁점인 청구권 문제를 타결지었다.

이렇게 일본으로부터 받은 '경제협력자금(청구권자금)'은 우리나라가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내는 '종잣돈' 역할을 했다. 이는 박정희 정권의 기반 안정과 정통성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1965년 한·일 협정은 일본의 자금 확보에 급급한 나머지 역사부채 청산의 기회를 희생해 일본에 면죄부를 안겨준 '굴욕 협상'이란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일 협정은 한·일 합방 조약의 무효화 시점 시비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 문제에서부터 일본군 위안부, 사할린 동포 문제, 문화재 반환, 재일교포 법적 지위, 독도 영토분쟁 등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과거사 문제'라는 이름으로 제기되고 있는 미해결 현안들을 숙제로 남겼다.

특히 한·일 합방이 '원천무효'임을 명시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일본이 과거의 식민통치를 합법화할 빌미를 준 것은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최근 한·일 협정 연구서 '미완의 청산'을 펴낸 장박진 일본학연구소 연구원은 "식민지배 피해 청산이라는 근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일본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경제협력'으로 교섭을 끝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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