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관급 고위급위원회 신설
- 대등한 동반자, 협력 제도화
- 국내 원전 수출길도 긍정적
- 내년 3월 이전에 발효될 듯
22일 타결된 새 한·미 원자력 협정은 미국의 비확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국의 원자력이용에 관한 자율성과 실익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한·미는 차관급 고위급위원회를 신설, 원자력협력에 관한 전략적 협의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양국이 대등한 파트너로서 전략적인 원자력협력을 제도화한 의미가 있다.
■농축·재처리 가능성 열어
종전 미국으로부터 건건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했던 미국산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일부 형상·내용 변경 활동을 국내 시설에서 자율성을 갖고 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현재 보유한 연구시설에서 사용후핵연료의 특성 등을 확인하는 '조사후시험'과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의 전반부 공정인 '전해환원'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우리나라가 장기적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으로 검토하는 파이로프로세싱의 길도 열렸다.
원전연료의 안정적 공급 차원인 우라늄 농축 관련 내용도 신협정에 새로 포함됐다. 양국이 합의하면 미국산 우라늄에 대해 20% 미만까지의 저농축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원전 수출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제약을 해소한 부분은 '제3국 재이전'에 대해 포괄적인 동의를 확보한 것이다. 미국에서 들여온 원자력 부품이나 장비를 우리 업체가 가공해 재수출하는 경우 대상국이 한미 모두와 원자력협정을 체결했다면 미국으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아도 자유롭게 재수출할 수 있게 됐다.
■실익 협상…발표 시점은 의문
신협정에 대해 정부는 물론 원전 전문가들 역시 실익을 챙긴 성공적인 협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매우 실리적인 결과물을 얻어냈다. 무엇보다 파이로프로세싱 공동 연구가 가능해진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송기찬 한국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사용후 핵연료 이용과 관련한 제약이 많이 풀려 관련 연구의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반겼다.
다만 이날 가서명 체결이 박근혜 대통령 남미 순방 중 급박하게 발표되면서 '성완종 정국'을 물타기 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날 가서명된 협정은 1, 2개월 후 정식서명, 미 의회의 비준과 우리 국회에 대한 보고 등 국내적 절차를 거친 뒤 기존 협정의 유효기간인 내년 3월 이전에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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