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보선 대여 압박 극대화 노려
- 일각선 역풍 우려 "30일 처리를"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제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택일'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2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공정한 수사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이자 대통령의 부담을 더는 조치"라며 "새누리당의 동참과 의사일정 협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사퇴를 위한 골든타임은 지나고 해임을 위한 골든타임이 시작됐다"며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총리가 식물총리로 계속 자리를 지키면 오히려 국정 공백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대여 압박에 가세했다.

박완주 대변인은 이날 오후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으며,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오는 23일 본회의를 기준으로 해임안 보고와 표결을 시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22일에 본회의를 추가해 해임안을 보고하고 23일에 표결하거나, 23일에 보고하고 24일 추가 본회의를 잡아 표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주 내에 본회의에서 해임안을 보고해야 4·29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대여 압박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임안 국면을 주도함으로써 여론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전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임안 제출 시기를 다음 주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임안은 보고 후 72시간 이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자동폐기되는 만큼 23일 본회의에서 보고할 경우 24~26일 사이에 본회의를 추가 소집해야 하는데 여당이 이에 쉽게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합의된 30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오는 27일께 해임안을 보고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는 주장이다. 대통령 순방 중 해임안을 밀어붙이면 국정 공백을 초래한다는 비난이 있을 수 있으므로 오히려 대통령 귀국일인 27일에 맞춰 공세 수위를 극대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30일 처리' 주장의 주된 논거다.

이에 따라 해임건의안 제출을 둘러싼 야당의 딜레마는 당분간 지속되고, 양당 간 대치도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까지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도 해임건의안을 놓고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새누리당이 이 총리 자진사퇴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점이 변수다. 새정치연합은 해임건의안 처리가 미뤄지더라도 법사위·안행위·운영위 등 상임위 활동을 통해 '성완종 파문'의 동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