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사진)대표는 15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새누리당이 이번 사건의 몸통이자 본체"라며 개인비리로 선을 그으려는 새누리당의 시도에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이완구 총리에 대한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한 데 대해 "법치를 무시한 오만한 발상"이라며 "새누리당은 수사 대상으로 그런 요구를 할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리스트에 오른 사람은 모두 친박근혜계 인사들이지만, 대부분 새누리당 최고위층에 있을 때 대선과 관련해 검은돈을 받았고 그 돈은 전부 몸통인 새누리당으로 흘러들어 갔다"며 "부패 스캔들의 몸통이자 본체인 새누리당이 나서 수사 외압을 막겠다거나 누구를 먼저 수사하라는 것 자체가 국민을 속이고 염치없는,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는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은 당 전체가 자숙하면서 수사를 기다리는 것으로, 그런 처지임을 유념해 달라"며 "새누리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수사에 왈가왈부하지 않고 헌신하는 게 부패몸통의 최소한 예의"라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무신불립'(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의 존립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인용, "지금 박근혜 정권은 가장 중요한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친박 권력형 게이트야말로 여야를 넘어선 국가적 위기"라고 규정했다. 이는 이번 파문을 몇몇 개인이 아닌 새누리당 정권 자체의 문제로 보고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이 즉각적인 특검 요구를 하지 않고, 특검을 하더라도 '상설특검법'이 아닌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 원내대표는 라디오에 출연, "특검이 필요하면 하는데 하려면 제대로 된 특검을 해야 한다"며 "특별법에 의한 특검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설특검은 파견검사가 5명 이내인 데다 여당 입맛에 맞는 특검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