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트 인사 중 절반 PK 출신
- 18·19대 총선 지역 주류 부상
- 검찰 수사로 부정적 여론 우려
- 공천과정 대거 물갈이 가능성

20대 총선 1년을 앞두고 '성완종 리스트'가 부산 울산 경남(PK) 지역 여권을 강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성완종 리스트'의 '타깃'도 PK출신의 친박(박근혜)계다. PK여권이 선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온 '박근혜 마케팅'의 부메랑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이번 파문이 확산되면 새누리당은 PK지형 새판짜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PK여권의 운명이 시계제로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후광' 부메랑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의 인사 중 절반이 PK출신 정치인이다. 김기춘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부산시장 등이다. 부산시장은 서병수 시장을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홍 지사를 제외하면 모두 친박계 핵심 인사다. 의혹이 확산되면 실체적 진실과 관계없이 여론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PK친박이 이번 파문의 중심에 놓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는 분석이 많다. 그동안 친박계가 장악해왔던 지역 정가의 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정권을 잡은 친이(이명박)계는 18대 총선에서 부산 친박계를 대거 낙천시켰다. 하지만 '박근혜 후광'을 등에 업은 친박계는 무소속으로 당선, 지역 내 주류로 부상했다.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 19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키즈'들이 '박근혜 마케팅'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다. 박 대통령도 충성도가 높은 PK친박을 당과 청와대에서 주요 역할을 맡기며 신뢰했다. 지난해 7·14전당대회 과정에서 상당수가 '김무성계'로 돌아섰지만 'PK=친박'이라는 인식은 여전히 강하다.

■PK판도 오리무중

이번 파문으로 내년 총선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PK여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PK 현역이 '성완종 리스트'의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역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김 대표가 인적 쇄신 카드로 돌파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총선 1년을 앞두고 이번 사건이 터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부산 의원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인맥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앞으로 '성완종 리스트'의 향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