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관광단지 개발 사업 비리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부산지역 정·관계로 본격적으로 확대된 20일 부산시의회 해양교통위원회는 사업담당 공기업인 부산도시공사로부터 특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보면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전후 사정 파악과 함께 시의원들의 강한 질책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업무보고는 머쓱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오히려 양 기관은 향후 사태의 추이 등에 대해 전전긍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어색한 업무보고가 열리게 된 경위는 이렇다. 해양교통위가 도시공사 성덕주 관리본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것은 이날 오전 9시께. 이날은 제243회 임시회 마지막 날로 통상 상임위가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17일 검찰이 부산도시공사 동부산팀 전문위원 양모 씨를 체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해양교통위는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8일 특별보고를 부산도시공사에 요청했다.

이후 예상하지 못한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해양교통위가 특별보고를 요청한 뒤 검찰이 박인대(기장군1) 시의원을 체포하고 지난 19일 의원회관 압수수색까지 벌인 것이다. 이틀 사이에 시의회의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이 때문에 이날 해양교통위와 부산도시공사의 만남은 서로 서먹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공한수(서구2) 해양교통위원장은 "관련 상임위로서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전후 사정을 파악하려는 노력과 책임자에 대해 질책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의무"라면서도 "(동료 의원이 사건에 연루돼) 솔직히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의회 안팎에서는 "양 기관 모두 또 다른 연루자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는 사정이어서 결국 동병상련의 심정 아니었겠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