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치는 3인방- 새정치연합 당대표 경선에 나선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오른쪽부터) 후보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권노갑·이희호 여사 예방 추진
- 일부선 "감정의 골 더 깊어질 것"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박지원 후보의 막판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문 후보가 권노갑 전 의원이나 이희호 여사 방문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5일 "지금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대이지만 전대 이후 어차피 박 후보 측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인식을 문 후보가 갖고 있다"며 "전대 직전이 될 지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동교동계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조만간 권 전 의원이나 이 여사를 찾아뵐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일단 전대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지만 최근 여론조사 룰 전쟁으로 높아진 전대 이후 당 분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당의 중요한 한 축인 동교동계의 협조를 구하기 위한 차원의 시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 전대는 '친노(친노무현)·비노', '영남 대 호남' 대립 구도만 심화시켰다는 비판이 높다.

이 관계자는 특히 "문 후보로서는 박 후보와의 경쟁으로 상처도 입었지만 그만큼 맷집도 키우게 됐다"며 "동교동 쪽에서도 이번 전대에선 박 후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전대 후에는 대권주자인 문 후보를 배제하려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여사는 지난달 31일 박 후보 캠프를 찾아 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문 후보와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당 대표가 최종목표인 사람과 전대 후의 목표가 있는 사람이 전대에 임하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후보는 당권이 최종 목표가 아닌 만큼 더 큰 정치를 위해서라도 동교동과의 앙금을 털어내고, '품이 넓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당 대표가 되면 지금의 갈등과 분열 해소에 저를 바치겠다. 다시는 이런 소모적이고 각박한 당내 선거를 치르지 않게 하고 싶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공격과 갈등의 소재가 됐던 사안도 당 대표가 되면 모두 녹여 내겠다. 경쟁자 이전에도 동지였고 경쟁이 끝나고도 동지라는 마음으로 다 끌어안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간 신경전은 날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전대 후에도 양측간 깊게 패인 감정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후보는 이날 아침에도 라디오에 나와 "문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도로 '반칙당'이 될 것"이라며 룰 변경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