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대준비위, 문재인 손 들어주자
- 박지원 "거취문제 고민" 배수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뒤늦게 불거진 룰 논쟁으로 문재인·박지원 후보 간 신경전이 정점을 찍었다. 흥행·비전·감동 없는 '3무(無) 전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야당의 전대가 막판 룰 전쟁까지 겹치면서 국민들로부터 더 외면받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경선의 25%에 해당하는 국민·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음' 응답률을 득표율에 반영할지가 쟁점이다. 박 후보 측은 '지지후보 없음' 이라는 답을 포함해 각 후보가 받은 득표율을 그대로 반영하자는 입장이지만, 문 후보 측은 '지지후보 없음'이라는 답은 무효로 제쳐두고, 유효득표율의 합을 100%로 환산해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예컨대 A후보가 30%, B후보가 20%, C후보가 10%, '지지후보 없음'이 40%가 나왔을 경우 박 후보측 주장대로라면 A후보 득표율은 그대로 30%로 적용되나 문 후보측 주장대로라면 A후보의 득표율은 세 후보 득표율을 합산한 60% 중 절반으로, 최종 득표율이 50%가 된다.

박 후보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100m 경주의 90m를 달려왔는데 이제와서 이런 것(전대 룰)을 변경하자고 하면 다시 전대를 시작하자는 것인가. 문재인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문 후보 측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 전당대회나 당내 경선에서 '지지후보 없음'을 유효 득표율로 계산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은 "전화 여론조사의 경우 '지지후보 없음' 응답이 30% 이상 나오는데 이를 인정하면 75(대의원·권리당원)대 25(일반당원·국민)라는 반영비율 자체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지지후보 없음' 조항을 여론조사 결과에서 제외하기로 유권해석을 내렸다. 결국 문 후보 측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까지 반칙을 하면서 당 대표가 되려 하나. 주위분들과 거취에 대해 상의할 것"이라며 거취 문제까지 거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내일 투표(권리당원 사전투표)가 시작되는데 오늘 규정을 바꿀 수 있나"라면서 "국민과 당원들은 오늘의 반칙과 친노의 횡포를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 룰 변경이 아니라 과거 전대룰을 준용하기로 한 대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