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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발표한 청와대 쇄신안에서 당분간 유임된 김기춘(오른쪽) 비서실장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문건파동·연말정산 반발에
- 꺼낸 총리 교체 깜짝카드
- 친박체제 강화 등 노린 듯
- 朴 '고집인사' 또 불통 논란
- 비난여론 피하기 어려워
- 특보·수석 업무중복도 문제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새 국무총리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를 내정하고 청와대 개편을 단행했다. '정윤회 문건파동'과 '연말정산 세금폭탄'으로 야기된 국정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승부수다. 하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이 퇴진하지 않았고, 비서관 3인방에 대해서도 일부 업무조정과 보직변경만 했다. 이 때문에 대대적인 국정쇄신을 요구해온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리 교체 카드로 반전 시도
박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를 유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임기 중인 이 원내대표를 차출했다. 박 대통령 스스로 '국정의 골든타임'이라고 언급한 집권 3년 차의 국정환경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과 20일 국무회의에서 총리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채 공석인 해양수산부 장관 등 꼭 필요한 부처에 한해 소폭 개각을 하겠다고 밝힌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는 국정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30% 선까지 밀리자 총리 교체 카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 내정은 '다목적 카드'다. 먼저 '세금폭탄'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으로 국정운영의 추가 기울었다는 평가 속에서 당청 관계를 복원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원내대표를 지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당 대표 출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당 최고지도부 출신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의원 3명이 정부의 3두마차를 형성하게 돼 당정 간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친박계 전·현직 중진의원이 정무특보에 곧 임명될 것으로 예상돼 당·정·청 간 협력체제가 구축되고,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 총리 내정자가 대선 잠룡반열에 오르는 정치적 효과를 통해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비박계 일색으로 형성된 차기대권 후보군 관리에도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권 후반기 조기 레임덕을 방지하는 등 상황관리를 위해 필요한 카드란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충남 출신인 이 총리 내정을 통해 지역편중인사 논란을 희석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각에 친박 색채가 강화되는 만큼 자칫 정책실패가 발생할 경우 박 대통령이 직접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불통 논란 해소 역부족
청와대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은 여론의 요구수준에 미흡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박 대통령 특유의 '신뢰하는 사람을 계속 쓰는' 인사 스타일이 다시 한 번 확인되면서 쇄신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을 당분간 유임시키고, 비서관 3인방(이재만 총무·정호성 제1부속·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을 업무영역 조정과 보직이동으로 계속 곁에 두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김 실장과 비서관 3인방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여 "인적 쇄신에 귀를 닫았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야당에서 '박연차 게이트' 사건 수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한 이력을 가진 우병우 민정비서관을 민정수석으로 승진 내정한 데 대해서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정수석실은 지난해 말부터 국정을 혼돈에 빠뜨린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 사건과 최근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성 사퇴 파문으로 정치 논란의 진원지처럼 여겨졌다.
이명재 민정·임종인 안보·신성호 홍보·김성우 사회문화특보 내정자는 언론과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민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함으로써 '불통' 논란을 해소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특보단이 청와대 수석들과 유기적으로 협력체제를 갖출 수 있을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특보 내정자의 면면을 보면 모두 수석보다 관련 분야 '고참'이다. 자칫 수석들과의 업무중복 등에 따른 마찰과 경쟁 등으로 '옥상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향후 발표될 정무특보는 정치인이 발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를 통틀어 국회와의 소통을 통해 정부의 각종 입법 과제를 원활히 처리하고 당·정·청 관계를 긴밀하게 이끄는 역할이 주가 되는 만큼 친박계 전·현직 중진 의원이 제격이라는 분석이 많다. 7선으로 친박계 좌장 역할을 하는 서청원 의원이 그동안 특보단장으로 거론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특히 정무특보의 경우 2명 이상의 '특보단'이 인선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