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에 출마한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오른쪽부터) 후보가 18일 전남 화순군 화니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전남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각각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중경제' 성장전략 강조
- 이인영 '제2·제3의 김대중' 다짐
- 박지원 '호남 내 반노 정서' 부각
- 안철수 전 대표도 참석 존재 과시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인 문재인 박지원 의원의 신경전이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18일 야권의 심장부 호남에서 정면 충돌했다. 이날 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대의원대회를 겸해 열린 합동연설회는 2·8전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 속에 당권주자 3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사활을 건 승부를 펼쳤다.

박 후보는 이날 "저는 지난 대선 때 전라도로 하방했다. 광주 목포에선 92%, 호남에서 90% 몰표를 주었지만 문재인은 패배했다. 오늘 우리 호남 분들에게 참으로 죄송하고 잘못됐다, 이 반성을 먼저 올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대선패배 책임론을 상기시킨 셈이다. 더 나아가 그는 "문 후보는 노무현 정권 때는 정권이 부산정권이라 하고, 부산 강연회에 가선 영남대표가 돼야 한다고 한다. 이것이 지역주의"라며 "우리 호남은 표만 주고 참고만 있어야 되느냐"고 격정을 토했다.

반면 문 후보는 '김대중정신 계승'과 '총선 승리론'을 내세워 호남 내 '반노'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데 집중했다. 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대중경제를 잇는 우리 당의 성장전략을 만들겠다"면서 "김 대통령이 독재와 싸웠고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에 맞섰다면, 저는 '소득주도성장'을 무기로 소득 불평등과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박 후보를 겨냥, "호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 당의 지지를 끌어올리는 데 제가 낫지 않겠나"며 차별성을 부각했다.

이인영 후보 역시 연설 중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21번이나 언급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시대에는 친노와 비노가 없었고, 영남과 호남이 따로 없었다"며 두 후보간 대결구도를 비판하면서 "제가 제2, 제3의 김대중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자숙모드였던 안철수 전 대표도 이날 연설회장을 찾아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 전 대표는 "인간적 도리를 다하러 왔다"며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병호 최고위원 후보를 공개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