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건유출 사건 허위 밝혀져
- 정윤회, 국정과 관계 없다"
- 김기춘 향후 교체 여지 남겨

- "지금은 경제 되살려야 할 때"
- 개헌론도 부정적 입장 피력

12일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의 최대 관심사는 집권 3년 차 정국 구상. 그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인적 쇄신론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청와대와 내각 개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으로 사퇴여론에 직면한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유출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송구스럽다"고 사과했지만, 국정농단이라는 문건의 내용은 허위로 판명 난 만큼 인적 쇄신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실세는커녕 국정하고 전혀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정 씨의 문체부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체육계 비리척결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문책했는데, 정 씨가 개입한 것으로 둔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하지 않고는 청와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 스스로도 문건 파동에 대해 "공직자(청와대 일부 비서진)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청와대) 기강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특보단을 구성하는 등 청와대 시스템을 소통강화형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에 대해서도 "현안이 수습된 후 (교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불명예 퇴진보다는 청와대 시스템 개편과 함께 자연스럽게 진퇴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청와대 특보단을 구성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운영방식이 계속되는 한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에서도 청와대 특보단이 있었지만, 해당 수석실과 갈등관계가 형성되는 등 부작용이 컸다. 또 측근들을 대거 특보로 임명해 '위인설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특보단 구성과 관련 당·청관계와 소통을 언급해 정무·홍보특보 신설이 유력해 보인다.

박 대통령은 당·청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만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개헌론에 대해서는 경제 살리기에 국정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개헌으로 날을 지새우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한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 확대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위원회(자치위·지역위)를 중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부처인사에 개입하는 등 '만기친람형'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청와대) 적격성 검증에서 장관도 모르는 일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장관들과) 대면보고도 하고, 필요하면 독대도 하고, 전화통화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특정 지역 인사편중과 관련, "특정 지역이라고 차별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지역별로) 골고루 (인사를) 한다는 것까지 제가 생각할 여유가 없을 때가 있다.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