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 회견"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청와대 인적쇄신를 요구 일축한 데 대한 실망감으로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도 없고, 반성도 없고, 국민도 안중에 없고, 나는 내 갈 길을 간다고 귀를 막고 마이웨이하는 대통령의 불통을 신년벽두부터 보셨을 것"이라며 "이 정부에 과연 기대할 것이 있는가, 앞으로 남은 3년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 것인가 하는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사태와 관련, "청와대 국정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를 두고도 국민에게 절실한 사과도 없었다. 야당이 해야 할 몫이 그만큼 커졌다"고 일갈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오늘 비선실세 국정개입 사건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총체적인 사과를 표명했어야 도리이나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사실무근으로 치부해버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을 먼저 물갈이하고 국정쇄신을 단행하라는 국민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이렇다면 국정쇄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야당은 김 전 민정수석의 항명 사태를 고리로 비선실세 국정농단 특검공세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김 전 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국정농단의 진실도 사표처럼 수리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특검밖에 없다는 것을 청와대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도대체 왜 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기자회견이었다"며 "설날 연휴 매번 보는 재방송 영화를 재탕 삼탕 보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인적쇄신보다 시스템 쇄신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구조로 환골탈태시키겠다는 국정쇄신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가 쇄신과 혁신의 호기라는 진단 아래 '신(新) 대한민국'으로 가는 실천적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청와대 문건파동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고뇌에 찬 자성을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했다"며 야당과는 극명히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