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헌 땐 지역 정가 주도권 잡고
- 합헌 땐 대거 총선 출마 가능성

새누리당 소속 부산지역 3선 구청장들이 현행 3선 연임 제한에 대한 헌법 소원 재추진에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헌재 결정에 따라 이들의 20대 총선 출마가 좌우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구청장 3선 연임 제한 폐지 여부는 선거구 재획정과 함께 20대 부산 여당 공천 구도의 주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도입한 상향식 공천을 통해 3선에 성공한 부산지역 구청장은 모두 7명이다.

■지역정가 주도권 장악 시도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이하 협의회) 부회장인 어윤태 영도구청장은 18일 본지 취재팀에게 "12월 회의에서 현행 지방단체장 3선 연임 제한에 대한 위헌 여부를 묻기 위한 헌법 소원이 안건으로 잡혀 있다"며 "협의회에서 의견이 모이면 헌법 소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하계열 부산진구청장이 주도하고 있다. 하 구청장은 "지난달 회의 때 내가 헌법 소원 추진을 제안했다"며 "국회의원은 4, 5선도 하는데 단체장만 3선 연임 제한을 두는 것은 평등권 위배다. 다른 단체장들도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06년 같은 취지의 헌법 소원 사건에 대해 재판관 6 대 3의 의견으로 3선 연임 제한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하 구청장은 "선거구 획정기준에 대한 헌재의 결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뀌었다"며 "3선 연임 제한 규정도 상황 변화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3선 구청장들이 연임 제한 폐지에 나선 것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천명한 '상향식 공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6·4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차기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와 함께 국회의원과의 갑·을 관계 청산을 노린 시도로 보는 관측도 있다. 20대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이 전면 도입되면 이들이 지역 국회의원의 최대 공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현행 유지로 결정 나면 3선 구청장 상당수가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연임 제한이 폐지되면 지역 정가의 중심이 다선 구청장으로 이동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지역 국회의원 촉각 곤두

연임 제한 폐지를 위한 부산 3선 구청장의 헌법 소원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지역 국회의원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헌법 소원을 하게 되면 헌재 결정이 어떤 식으로 나든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3선 구청장 지역의 상당수 국회의원은 6·4지방선거에서 이들의 공천 배제를 시도했지만, 상향식 공천이 도입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국회의원은 해당 지역 구청장의 20대 총선 출마 의사를 파악하는 등 동향도 주시하고 있다. 한 부산 의원은 최근 출마설이 나돈 구청장에게 직접 불출마 확답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원도 지역 구청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경선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헌재, 구청장 3선 연임 제한 결정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2006년 6월 23일)

-다수 의견: 장기집권 가능성에 비해 견제 수단 미흡. 3기 연속 선출 후 입후보하지 않았다가 다시 입후보할 수 있어 공무 담임권 제한 아님.

-소수의견: 3기 연임한 지자체장 재선출 여부는 주민 결정에 맡기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


# 부산지역 3선 구청장들

어윤태(영도) 박극제(서) 김은숙(중) 하계열(부산진) 이위준(연제) 이종철(남) 박현욱(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