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16일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서 청와대 제2 부속실이 '시계 캠코더 녹음기'를 구매한 이유를 따지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새정연, 靑 장비구입 의혹 제기
- 새누리 "확대·왜곡"…고성 오가

여야는 16일 열린 이틀째 국회 긴급 현안질문에서 정윤회 씨 등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과 이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의 과격한 표현으로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돌출되기도 했다.

■막말 고성에 분위기 험악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청와대 제2 부속실 물품목록 중 시계형 캠코더 자료를 들어 보이며 "청와대 제2 부속실에서 지난해 5월 주로 몰래카메라로 사용되는 시계형 소형 캠코더 2대를 구입했다"며 "이 시계는 주로 '몰래카메라'에 사용되는 장비인데, 혹시 '정윤회 문건'에 나온 VIP(대통령) 눈 밖에 난 사람을 감시하기 위해 이런 게 필요했던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어 "청와대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했다고 했는데, 이 답변은 거짓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 내 권력암투 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임소 장관으로까지 불리며 경찰 인사까지 좌지우지하는 안봉근 제2 부속실장이 왜 몰래카메라를 구입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대통령은 안전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곧바로 발언자로 나선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최 의원의 발언을 겨냥, "요새 정치인들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고 목청을 높여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야당 의석에서 즉각 "본인 버릇이나 고쳐", "동료의원에 할 소리냐"며 거센 항의가 빗발쳤지만, 이 의원은 "내가 얘기한다"며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높은 수위의 발언을 이어갔다.

당시 본회의장에는 덕성여고 학생 70명이 방청석에 앉아 지켜보고 있었고, 회의를 진행하던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다"면서 주의를 촉구했으나 소란은 계속됐다. 이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조그만 단서를 갖고 탐정소설 쓰듯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단정하고 확대·왜곡·발전시킨다"며 "그런 버릇을 고쳐달라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청와대의 경찰 회유 공방도

최 의원은 곧바로 신상발언을 통해 항의하고 새누리당 지도부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마지못해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은 최 의원의 이름을 수차례 거명하면서 "최 의원이 '시계몰카'라는 어마어마한 포장으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의혹을 확대재생산하고 본인이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선택해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바로 국정농단"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러고도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몰아붙이면서 소란이 재연됐다.

앞서 새정연 안민석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문건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모 경위가 체포 하루 전인 8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으로부터 '자백하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회유를 들었다는데 이는 최모 경위의 유서 내용과 같다"며 "청와대 회유가 없었다는 어제 답변은 거짓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답변에 나선 황 장관은 "한 경위의 변호사들이 그런 회유 전화를 한 일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안다"면서 "(회유가) 없었다고 보고를 들었는데 지금 그런 논란이 있어서 좀 더 그 부분을 살펴봐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