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 막바지…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

① 문건 줬다는 세계일보와 접촉한 경위

② 어떤 형태로 또 누구에게 전달했나

③ 작성·유출 배후인 '7인회'와 연관성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문건의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을 직접 불러 조사하면서 문건 유포 경로에 대한 규명 작업이 막바지에 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문건 속에서 정 씨와 비밀회동을 갖고 비서실장 교체 등을 논의한 것으로 그려진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비선 라인의 국정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이전투구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이번 사건에서 정 씨와 '암투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여겨진 박 회장은 이 사건 속 주요 관련자 중 아직 조사가 안 된 마지막 인물이다. 

■문건 유출 사건 수사 분수령

정 씨가 청와대 비서진과의 비밀회동 의혹을 다룬 문건 속 핵심인물이라면, 박 회장은 문건의 유출과 외부 유포 과정에 등장하는 문건 밖의 핵심인물이다. 특히 문건 속 비밀회동 의혹은 사실무근 쪽으로 가닥 잡힌 상황인 만큼 박 회장에 대한 조사는 검찰의 남은 과제인 문건 유출 사건 수사의 분수령으로 이해된다.

수사의 초점은 문건 유출의 사후처리 과정에 맞춰져 있다. 박관천 경정이 올 2월 작성해 청와대 밖으로 반출한 100여 건은 지난 4월 일부 내용이 세계일보에 보도됐다. 세계일보는 또 5월 12일 박 회장과 접촉해 문건 100여 쪽을 전달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무렵 박 경정은 세계일보 측이 갖고 있던 문건 100여 쪽을 복사해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문건 유포 상황이 심각하다'는 뜻을 알렸다.

당시 박 회장 측도 정호성 청와대 제1 부속비서관에게 유출된 문건을 전달했고 국가정보원에도 건네려 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반면 정 비서관은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세계일보 측과 접촉한 경위와 문건을 어떤 형태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등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7인회' 감찰, 미행설 등 확인 대상

박 회장은 청와대가 최근 특별감찰을 통해 문건 작성 및 유출의 배후로 파악한 '7인회'와도 무관치 않다. 박 회장은 청와대가 7인회를 이끈 인물로 지목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친분이 있는 데다 자신의 측근이 7인회 멤버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7인회 구성원으로 꼽힌 인물들은 모임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모임이 있었는지와 문건 작성 및 유출을 조직적으로 실행했는지 등을 검증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이들과 박 회장 간의 접촉 여부 등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7인회의 실체를 입증할 만한 근거마저 마땅치 않은 상태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찰은 '정윤회 씨가 박 회장에게 미행을 붙였다'는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해서도 박 회장에게 사실관계를 물어볼 방침이다. 이 사건은 정 씨가 명예훼손 혐의로 시사저널을 고소한 것으로, 검찰은 문건 관련 수사와 함께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시사저널 보도에는 "박 회장이 미행하던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아 '정 씨가 시켰다'는 자술서를 받아냈다"고 돼 있는데, 이런 부분도 확인 대상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서면조사를 하려 했지만 박 회장은 불응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