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015년도 본예산 편성에서 100억 원 규모의 출산장려기금을 전액 삭감해 출산장려 정책 의지가 후퇴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본지 1일자 5면 보도)하자, 뒤늦게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해당 기금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출산장려기금은 시가 출산율 최저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10년부터 1000억 원 조성을 목표로 매년 100억 원씩 적립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두 530억 원(이자 30억 원 포함)이 조성된 상태다.

1일 부산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의 여성가족정책관실에 대한 2015년도 예산심사에서 최대 관심사는 단연 출산장려기금의 전액 삭감 문제였다. 재선의 이진수(동래3) 의원과 초선의 최준식(해운대2) 의원이 동시에 문제를 제기했다. 두 의원은 "이유 여하를 떠나 의회에서 제정된 출산장려 관련 조례에 근거한 출산장려기금 예산을 의회와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전액 미반영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따졌다. 더구나 시의 출산율이 기금 조성 시작 당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도 출산장려기금을 적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자, 시는 결국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했다. 김희영 여성가족정책관은 답변을 통해 "내년 추가경정예산에 출산장려기금 예산 100억 원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박재본 위원장이 직접 나서 다짐을 받았다. 박 위원장은 "책임을 질수 있느냐"고 물었고, 김 여성가족정책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보사환경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광회 기획재정관도 별도로 불러 다시 한번 추궁했다. 김 재정관은 "기금은 통상적으로 이자를 활용해 사업을 하게 되는데 이자율이 낮아 새로운 기금 적립 방안을 모색하느라 이번에 예산 편성을 못했다"며 "의회에서 뜻을 모아주면 그렇게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추가경정예산 반영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한편 이날 기획재경위원회의 정책기획실에 대한 예산심사에서는 지방분권운동연대에 대한 예산 지원이 도마에 올랐다. 실질 성과가 아무 것도 없는데 10여 년간 세미나 혹은 간담회 비용을 대주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