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이트 확인땐 조기 레임덕 관측

- 靑 내부 특정의도 유출 개연성

- 박 경정, 제3의 행정관 지목

일파만파다.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의원시절 비서실장인 정윤회 씨와 청와대 문고리권력 3인방의 국정농단 행위를 담은 청와대 문건유출사건을 국기문란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의 초점이 유출경위에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야권은 정 씨와 관련된 인사개입 의혹을 추가 제기하고 있어 국정농단 행위여부에 대한 규명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만약 정 씨와 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행위까지 확인된다면 박 대통령은 집권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으면서 정치적 파장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유출경위와 관련, 청와대는 경찰 출신으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전직 행정관인 박모 경정이 해당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박 경정은 "문건 유출자는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청와대 내부 특정 대학 출신들의 모임을 거론하며 이 모임 멤버인 제3의 청와대 행정관을 유출자로 지목했다. 어느 쪽이든 청와대 내부에서 이 문건이 특정한 의도로 유출된 것임을 엿볼 수 있다.

청와대 파견경찰인 박 경정이 이 문건을 작성하게 된 경위는 내부권력 암투의 실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경정은 박지만 EG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정 씨와 문고리권력 3인방 등 이른바 '십상시'(十常侍·중국 후한 말 영제 때 권력을 잡고 조정을 휘두른 환관 10여 명을 일컫는 말) 관련 문건을 작성했다. 조 비서관은 검사 시절인 1994년 박 회장의 마약류 투약 혐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문건이 작성된 시점 이후 3개월 만에 박 경정의 '좌천성 원대복귀'와 조 전 비서관의 사표 제출이 이뤄졌다. 십상시의 반격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최소한 특정한 세력에 의해 특정한 의도를 갖고 작성되고 유출됐을 개연성이 높아 내부권력투쟁의 산물이 개연성이 높다. 야당이 김기춘 비서실장, 박 회장과 정 씨의 알력 관계를 빗대 '삼국지'라고 거론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