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누리 과정'(만 3~5세 공통교육 과정) 예산에 대해 "새누리당이 합의를 번복했다"며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법정시한(12월 2일) 내 처리가 더욱 불투명해졌고, 정기국회가 파행위기로 치달으면서 연말 정국도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정연은 26일 당 소속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긴급 연석회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예산결산특위를 포함해 전 상임위 의사일정을 잠정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전날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에서 시·도교육청에 '우회 지원'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교문위를 정상화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규모를 놓고 새정연은 여야가 5233억 원이라는 액수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금액은 합의되지 않았다고 맞서면서 전체 의사일정 파행으로 이어졌다.

새정연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의 잇단 합의 번복은 상임위 중심주의, 상임위 재량권에 전면 위배된다"라며 "이대로는 예산심의를 함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정은 법과 원칙의 틀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지 변칙적으로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해 예정대로 다음 달 2일 예산안 처리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야당의 국회 보이콧과 관계없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할 총 14건의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했다. 국회의장이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예산부수법안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법정시한 내 처리를 위한 수순이다. 부수법안에는 담뱃세 인상과 관련해 야당이 예산부수법안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발한 지방세법 개정안·개별소비세법·국민건강증진법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