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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단직(감시·단속적 근로자) 아니란 사실 알고도 10년간 방치…노동청이 사태 키웠다

부산항보안공사 30억대 임금체불 파문

  • 국제신문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14-11-24 20:46:0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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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산 사하구 감천항 입구에서 '항만경찰(PORT POLICE)'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부산항보안공사 소속 청원경찰이 출입 차량을 확인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2005년 25명 승인 취소에도
- 기존 근로자엔 조처 안 취해
- 2012년 퇴직자 고소로 확산

- 판결 후에도 여전히 소극적
- 휴일수당 지급하는 선에서
- 근로기준법 위반 덮기 의혹

부산항보안공사는 부산항만공사(BPA)로부터 국가중요시설 '가'급인 부산항의 질서유지와 항만시설 안전을 위한 항만보안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이다. 해양수산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부산항보안공사 근로자들의 감시·단속적(감단직) 근로자 승인 문제는 역사가 오래됐다. 공사가 이 문제와 관련해 오랜 진통을 앓게 된 데는 '직무유기'에 가까운 부산고용노동청의 소극적인 대처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2005년 이미 감단직 해당 안 됐는데 2012년에야 취소

   

당초 부산항보안공사는 재직 중인 근로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감단직 승인을 받아 연장근로수당 등을 합법적으로 지급해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5년 2월 부산항보안공사가 부산고용노동청에 추가로 입사한 근로자 25명에 대해 감단직 승인을 신청했는데 부산고용노동청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항보안공사는 행정심판까지 청구했으나 패소했다.

부산항 보안업무는 이미 2005년 2월부터 감단직 업무에 해당하지 않음이 확인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고용노동청은 1987년의 승인에 대해서는 별도의 취소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은 그동안 임금에서 상당한 손해를 봤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르면 인허가 이후에 근로 형태에 변경이 있거나 인허가 기준에 미달하게 된 때에는 동 인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에 공사 보안직의 90%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고소를 제기하는 등 문제가 커진 데는 2012년 퇴직자들의 소송이 발단이 됐다. 2012년 1월 퇴직 근로자 19명이 2005년 부산고용노동청의 조치를 근거로 과거 체불임금을 소급해서 지급해달라고 주장하며 고소하고 나선 것이다.

올 2월 부산지법은 소급 적용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부산항보안공사 전체 근로자들에 대한 감단직 근로자 승인이 취소된 2012년 11월 21일 이후 퇴직한 근로자 1인에 대해서는 미지급된 수당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결론적으로 부산항보안공사는 2012년 11월 21일 이후부터는 재직 중인 근로자들에 대해 근로기준법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당시 판결로 확인된 셈이다. 이 판결에 힘입어 지난 9월 재직자들이 대거 부산고용노동청 고소에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노동청 조사 미흡, 연내 소송 제기"

그러나 부산고용노동청의 조치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지난달 말 특별임검(실태조사) 결과 부산고용노동청은 ▷휴일근로 수당 미지급(5억여 원) ▷통상임금 산정 부적정 ▷교육비 부당 공제 ▷연장근로한도 위반 등 4건의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최근 시정을 지시했다.

근로자들은 부산고용노동청의 조사가 극히 미진하다고 판단해 연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국회 소속의 한 노동 관련 전문가는 24일 "체불 임금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노동청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자체는 문제 삼지 않고 휴일근로수당 정도로 마무리 지으려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근로자 측 법률 대리인도 "노동청이 취업규칙 변경 부분을 제대로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공사 측이 제출한 취업규칙에 수당 조정 등 주요내용이 누락돼 있었고, '연차 휴가 총수가 20일 초과 시 휴가를 주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규정 등은 아예 근로기준법 위반임에도 제대로 챙겨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항보안공사의 감단직 취소에 따른 체불임금 문제는 전국 최대 사례로, 유사 사업장마다 비슷한 쟁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부산항보안공사의 감단직 취소는 인천항보안공사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인천항보안공사는 2013년 12월 감단직 인가 취소를 받았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이날 "이번 사건은 전국적으로 감단직 적용과 관련해 갈등이 벌어지는 매우 중요한 사례"라면서 "공공기관에서 이런 식의 대응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 부산항보안공사 사건 일지

1969년  5월

부산항부두관리협회 설립

1987년 11월

부산항부두관리협회, 항만경비 근로자들에 대해 감시단속적 근로자 승인신청

1987년 12월

노동부 부산지방사무소장 인가

2004년  9월

부산항부두관리협회, 청원경찰 25명 추가 고용후 감단직 
승인신청

2005년  2월

부산노동청, 승인거부 처분

2005월  8월

부산항부두관리협회가 제기한 취소 행정심판 기각

2007년 12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부산항보안공사 설립, 협회 
고용 승계

2012년 11월

부산노동청, 부산항보안공사에 대한 감시적 근로자 적용제외 승인 취소 통보

2014년  2월

퇴직자 19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부산지법, 노동청 인가처분 
취소 후 퇴직자 1인에게 미지급된 임금 지급 명령

2014년  9월

근로자 265명, 부산노동청에 부산항보안공사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고소

2014년 10월

부산노동청 특별임검(실태조사)

2014년 11월

부산노동청, 부산항보안공사 근로기준법 위반 4건 적발, 시정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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