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 원혜영 새정연 정치혁신실천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정치똑바로특별위원장, 오병윤 통진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정치개혁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병윤 원내대표, 심상정·김문수·원혜영 위원장.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여야가 12일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와 선거구획정위를 외부 독립기구에 맡기는 방안에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구체적인 방향과 범위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 진보정의당 심상정 정치똑바로특별위원장과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거방송토론위가 개최한 '정치개혁, 어떻게 이룰 것인가' 토론회에서 정치개혁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여야는 ▷세비 동결 및 무노동 무임금(무회의·무세비) 적용 ▷출판기념회 금지 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방안과 관련해선 대체로 공감대를 이뤘다.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통한 상향식 공천에 대해서도 여야 간 이견이 없었다. 김 위원장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후보자들이 중앙당에 와서 유력 공천권자에게 '줄 대기'를 하는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가서 자신을 알리고 줄을 대는, 국민 지향의 정치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고, 원 위원장 역시 "낙하산식 공천, 당권을 잡은 사람이 '엿장수 맘대'로 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의했다.

선거구획정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회가 아닌 외부 독립기구가 그 기능을 맡아야 한다는 데 여야가 큰 틀에서 공감했으나 의원 수 조정에 대해선 이견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지방자치를 강화하고 농촌 등 낙후지역 발전을 도모하려면 비례대표 수를 줄여 농촌 지역에 없어지는 선거구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원 위원장은 "비례대표를 줄여서 지역구를 지키자는 기존 질서에 얽매는 태도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 현행 소선거구제가 지나치게 많은 사표를 양산하는 승자독식 구조라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과반수 원리는 아테네에서 민주정치가 탄생한 이래 2500년 지속된 것"이라며 옹호했다. 반면 심 위원장은 "미국은 양원제를 두고 일본은 비례대표를 2 대 1로 할당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절반 이상의 표를 사표 취급하는 적나라한 승자독식 구조는 드물다"고 반박하며 개편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회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김 위원장은 "동물국회를 막으려다 식물국회를 만들었다"며 개정을 요구한 반면, 야 3당은 모두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과 선진화법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