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1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한중 FTA 타결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금융 분야는 무엇보다 중국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높여 국내 금융회사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경쟁국들보다 나은 조건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한국과의 협상에서 금융 분야를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챕터(chapter)로 수용했다.

중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에서는 금융 분야를 서비스 분야의 한 부분으로 다뤄왔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금융을 독립적인 카테고리로 다뤘다.

금융위원회는 2년 후 열리는 2차 협상에서는 중국 금융시장을 지금의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양국은 특히, 금융 분야에서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합의했다.금융 당국이 법을 바꾸거나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때 사전에 이해당사자 의견 조회 기간을 거치도록 하고, 수정된 규제안은 공표해 금융회사들이 미리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무분별한 투자자-국가소송제(ISD)를 막기 위해 양국 당국이 만나 ISD 제기 대상 안건이 금융 건전성을 위한 조치인지 여부를 조율하기로 했다.

금융 건전성을 위한 규제는 ISD 대상이 되지 않지만, 금융회사들은 이를 영업상규제로 인식해 ISD 제기가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국은 금융 서비스 위원회를 설치해 FTA 협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대부분 금융 분야는 서비스 부문 위원회의 일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독립 위원회 설치에 합의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지에 진출하는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와 함께 상대방 국가의 금융회사들이 각국에 진출해서 겪는 영업시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서비스 분야의 경우 양국은 일단 어떤 분야를 개방할지에 대해 논의했으며, 보다 구체적인 합의를 위해 후속협상을 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내 법규·제도 정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서비스시장 개방, 투자 보호를 우선 규정했다"며 "이후 미개방 분야를 열거하는 방식으로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우선 이번 FTA 타결로 중국의 건설, 유통, 환경, 법률, 엔터테인먼트 등 유망 서비스 시장 분야가 한국에 개방됐다.

영화와 TV 드라마·애니메이션 공동 제작, 중국 내 엔터테인먼트 합자기업 설립,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내 한중 로펌 합작 등의 길이 열렸다.

아울러 저작권을 강화해 중국 내 한류 컨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양국은 경쟁법 집행 원칙 보장, 공기업 등에 대한 경쟁법 적용 의무 등도 규정했다.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법 집행 방지 등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중국 국유기업에 대해서도 경쟁법상 의무가 적용되도록 해 중국 내 한국 기업과 중국 국유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중 FTA가 타결되면 한국 서비스 산업의 규모가 단기적으로는 612억∼626억달러(4.9∼5.1%), 장기적으로는 836억∼837억달러(6.7∼6.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 분야의 고용창출 효과는 단기 52만∼55만명, 장기 73만명 정도로 내다봤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