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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흘린 사람을 하늘(군민)은 외면하지 않는다"…열정과 소신의 행정가/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365일 민원 잠재우지 않는' 행정에 '4년 연속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대한민국 먹여살릴 창조경제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포부

2016년 총선 출마 여부 질문엔 "군정에 충실할 뿐입니다"

온라인 초대석-〈6〉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

  • 조송현 기자 ·뉴미디어국장 pine@kookje.co.kr
  •  |   입력 : 2014-11-07 15: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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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석 기장군수가 지난 5일 기장군청 군수실에서 군정철학을 밝히고 있다.

'4년 연속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부산 기장군의 오규석 군수. 오 군수를 만나기에 앞서 그의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언젠가 본 듯한 신문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해운대기장을 보선 오규석 후보…승리보다 아름다운 패배'. 1998년 7·21 해운대기장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틀 뒤인 7월 23일자 국제신문의 정치면 박스기사였다. 기사는 오규석 후보를 '지고도 이긴 후보'로 평가했다. 부산에서 불패신화를 자랑해온 한나라당 후보와 공동여당인 자민련 후보와의 싸움 틈바구니에서 무소속으로 나온 오 후보가 '맨몸'으로 두 후보에게 크게 뒤지지 않은 표심을 얻었다는 데 주목했다. 기사는 '자유당 시절보다 더한 혼탁 과열선거'라는 오명을 받은 그 선거전에서 오 후보는 '돈 안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를 몸소 실천해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마무리돼 있었다. 이 기사는 올해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 군수가 선거비용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는 얼마 전의 뉴스를 떠올리게 했다. 오 군수는 기자가 16년 전 정치부기자 시절 쓴 박스기사를 아직 살아있게 해준 셈이다. 지난 5일 부산 기장군 일광면 학리의 한 횟집에서 오 군수를 만났다.

-지난 6·4 지방선에서 선거비용 3580만 원(법정 한도비용 1억3300만 원)으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는데, 어떻게 선거를 한겁니까.

▶16년 전 7·21 해운대기장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제가 외롭게 혈혈단신 선거운동을 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시잖습니까. 당시는 정말 돈 안 쓰면 바보 소리 듣던 시절이었잖습니까. 하지만 저는 돈 없이도 선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꿈이 있으면 돈이 없더라도 선거에 나가 군수도 되고 국회의원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같은 소신을 변치 않고 이번 기장군수 선거, 앞서 4년 전 선거에서도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를 실천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와 로스쿨 준비생인 큰아들과 셋이서 발로 뛰었습니다. 선거운동원, 유세차를 일절 쓰지 않았어요. 선거공보물은 제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인쇄비만 들었죠. 3580만 원이면 충분했습니다.

-자신이 있었습니까. 필승 전략은 무엇있었나요.

▶솔직히 무서웠지요. 여당의 세몰이가 거세 자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전략이라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랄까요. 4년 군정에 대한 군민들의 진솔한 평가를 받고 싶었습니다. 군민들이 진정성 몰라주면 깨끗이 털고 떠나자고 가족끼리 뜻을 모았어요. 그러나 아무리 급해도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는 소신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의 뜻을 따라주고 열심히 뛰어준 아내와 큰아들이 고맙더라고요.

-돌이켜 볼 때 재선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땀 흘린 사람을 하늘(군민)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저의 소신과 용기를 헤아려주신 것입니다. 매일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군정을 챙겼습니다. 한의원 운영할 때도 1년 365일 연중무휴로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진료했거든요. 군민들이 저의 군정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을 알아주신 거라고 봅니다.

-지난 4년 간의 군정 성과를 꼽는다면?

▶우선 행정의 틀을 바로 세우는 데 역점을 뒀고, 상당히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을 들자면 방사선의과학일반산업단지를 기존 15만 평을 45만 평으로 확대하고 또 여기에 수출용신형연구로 국책사업을 제가 유치한 것입니다. 잘 알다시피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는 현재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운영 중이고, 꿈의 암치료기로 각광받는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가 건설 중에 있습니다. 여기에다 총사업비 2900억 원 규모의 수출용신형연구로 국책사업을 유치한 것이다. 이것은 암조기진단 및 치료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대량 생산과 중성자를 이용한 반도체 생산 등을 할 수 있는 소형 연구로 개발 사업입니다.

-앞으로 4년의 핵심 사업도 이와 무관하지 않겠네요.

▶그렇습니다. 방사선의과학일반산업단지를 기장과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창조경제의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이 단지에는 수출용신형연구로 개발 사업뿐 아니라 전력반도체 연구기반 시설,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로를 추가로 유치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미래형 기업을 유치해 기장을 첨단의료산업과 의료관광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것이 앞으로 4년간 저의 목표이자 포부입니다.

   
지난 8월 28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좌천마을 수해현장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는 오규석 기장군수.


-올해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전국 최초로 4년 연속 수상이라던데요, 의미를 자평해주시죠.

▶재선이 군정에 대한 군민의 평가라면 이 상은 정부의 평가라고 할 수 있지요.

-평가항목에 민원행정체감도가 들어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야간군수실' 운영이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겠네요.

▶365일 민원을 잠재우지 않는다는 저의 행정 방침과 노력이 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간군수실을 운영한다고 할 때 처음 주변에서는 '별나다', '쇼 하네' 등 냉소적인 반응이 많았지요. 그렇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저로서는 야간 행정이 특별한 게 아니니까요.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한의원할 때도 야간진료를 했습니다. 야간군수실은 야간진료라는 발상의 연장선상입니다. 앞으로 타 지자체에서도 야간 민원실을 운영하는 곳이 나올 겁니다. 군민에 대한 행정서비스에 밤낮이 따로 있어서는 안 되죠.

-밤에 누가 민원을 들고 군수실에 찾아갈까 싶기도 한데요.

▶낮에는 생계일로 바쁜 사람들이 찾아요. 야간군수실은 저녁시간인 6시부터 밤 10시30분이나 11시까지 운영하니까 낮에 바쁜 사람들에게는 딱이죠. 군수 취임하고 일주일 만인 2010년 7월 8일 처음 문을 열었는데, 지금까지 1만7000여 명이 다녀갔습니다. 민원은 4500여 건이 접수되어 지금까지 4351건이 처리된 것으로 보고받았어요. 나머지는 현재 처리 중이고요.

   
'야간 군수실'을 방문한 주민들과 민원 상담을 하고 있는 오규석 기장군수.


-야간군수실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민원상담 사례를 들려주시죠.

▶지난해 4월 기장읍 교리의 부전타워 주민들이 단체로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마당과 주차장이 난데없이 공매처분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면서 대책을 호소하는 겁니다. 복잡하게 얽힌 사건이었는데, 건축과를 주축으로 사실조사를 거쳐 민·관·군의회로 대책반을 구성해 방법을 모색한 끝에 민원을 원만하게 해결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하수구가 막혀도 야간 군수실을 찾아오기도 합니다. 군수 만나 속시원하게 말하고 싶다는 사람은 전부 만납니다.

-군수가 직접 밤낮없이 민원과 군정을 챙기다 보면 직원들의 피로감도 높을 것 같은데요.

▶처음엔 직원들이 다들 질렸다는 표정이데요. 요즘은 다들 잘 받아들이고 이해해줍니다. 고맙죠. 주민 민원에 대해서도 여러 부서 담당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줍니다.

-연중무휴에다 새벽 5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귀가하면 가족과 오붓하게 지내는 시간은 거의 없는 셈인데, 불평 없어요.

▶아내한테 미안하지요. 둘이 오붓하게 외출이나 외식 한 번 한 적 없으니까. 그런데 아내도 토·일요일에 요양원에서 자원봉사합니다. 우리 부부가 모두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니까 마음은 편합니다.

-아내와 대화는 좀 하십니까.

▶밤 11시 퇴근해 집에 가면 아내가 차려준 밥상에 앉아 이야기하는 때가 가장 편안한 휴식시간입니다. 어떤 때는 쑥뜸도 해줍니다. 때로는 군청에서 놓친 행사도 체크해주고 업무스타일에 대해 충고도 해줍니다.

-군청 직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는데, 평소 체력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아내가 현미·잡곡밥에 야채 반찬 등 건강식단을 챙겨줍니다. 1998년 국회의원 보선에 떨어지고 난 다음부터 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달음산 새벽산행을 했습니다. 겨울에도 반바지 차림으로 했지요. 처음에 2시간 걸리던 코스를 나중엔 40분 만에 주파했지요. 뛰다시피 한 거죠. 그러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그만두고, 요즘은 하루도 빠짐없이 고향 철마면 와여리에 있는 어머님 산소에 가는데 그 길이 운동이라면 운동이지요.

-체력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어머님이 강건하셨어요. 어머님의 골격과 체력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어릴 때 가난했지만 어머님이 장손인 제게 귀한 것을 모두 먹였습니다. 고구마 감자 계란 나물 더덕 칡 머루 다래 등. 제가 한의학 공부하면서 동의보감 본초강목을 공부해보니까 어릴 때 제가 먹은 게 모두 약초이고 보약이데요. 오늘 저의 건강은 어머님이 먹인 이 같은 보약 덕분입니다.

-군정 철학은 무엇인가요.

▶첫째도 기장발전과 기장 자존심, 둘째도 기장발전과 기장 자존심을 지키는 게 저의 원칙이고 소신이고 철학입니다. 군과 군민의 복지와 행복을 지키는 일입니다.

-무소속 군수로서 어려운 점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선거 때마다 무소속은 힘이 없다,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돼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야말로 구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그렇게 바보 아닙니다. 열심히 하면 도와줍니다. 지금까지 중앙부처를 100번 넘게 찾았고 그러다보니 인맥이 제법 형성돼 있습니다. 위기가 있을 때, 중앙부처의 지원이 절실할 때 큰 힘이 됩디다. 초대 군수 때 맺은 사람들이 지금은 차관, 국장이 된 공무원이 많습니다. 단체장이 일을 하는데는 열정과 인간관계가 중요하지 결코 당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장군의 인구가 늘어 내년부터 행정조직이 확대개편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월 30일 현재 14만1923명입니다. 연말까지 14만5000명을 넘기면 3개 국이, 넘기지 못한다 해도 2개 국이 신설됩니다. 기장군 자치구로서 위상을 갖춰 부산시의 구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겁니다.

-기장군이 새롭게 도약할 계기를 만나거군요.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군청 행정조직 면에서는 핵심 보직에 젊은 인재들, 열혈청년들을 대거 발탁해 젊은 기장군을 만들 것입니다. 젊은 인재들의 참신한 시각을 기장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입니다. 기장은 농촌과 어촌 속의 환상적인 도시입니다. 3세부터 80세까지 복지를 책임지는 380프로젝트를 통해 어른들과 어린이가 모두 행복한,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를 건설할 것입니다.

-관내 골프장 허가와 관련해서 부산시와 갈등을 빚으며 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부산시와 기장군은 상하 관계가 아니라 각자 독립된 행정기관입니다. 부산시가 묻지마식으로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 되죠. 무슨 일이든 이해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군은 군대로 주민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와 시간이 필요한 것이죠. 공사 때문에 토사가 바다에 밀려들어 어장이 황폐화된 사례도 있고 하니 주민동의를 얻고 대비책을 세우고 난 뒤 진행하자는 것이지 '골프장은 무조건 안 된다'는 입장은 아닙니다.

-지난여름 폭우로 기장군의 피해가 막심했는데, 복구는 잘 되어갑니까.

▶이재민과 피해 군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만약 밤에 그런 폭우가 내렸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폭우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없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수해복구는 단순한 복구에 그치지 않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생각입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좌광천 일대에 20리 녹차밭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수해나기 전부터 하동 쌍계사계곡의 녹차밭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수해복구 지원비용으로 녹차단지를 일구는 중입니다.

-정부의 고리원전 1호기 연장 방침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절대 안 됩니다. 안전은 안전할 때 지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원인을 되새겨 봐야 합니다. 평소 안전을 외면했기 때문 아닙니까. 수명이 다한 1호기의 폐쇄는 당연합니다. 기장군민이 40년 동안 원전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고통을 감내한 데 대한 보상 차원에서 원전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는 기장군에 짓는 것이 마땅합니다.

-원전 운영의 안전을 담보할 장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전안전위원회에 당해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임군수 행적 지우기' 논란 등 최현돌 전 군수와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요즘 최 전 군수와는 어떻게 지냅니까.

▶최 전 군수와 저는 '기장 발전'을 위한다는 대의에 서로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방법에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입니다. 예전 앙금은 다 털고 가끔 차도 마시고 합니다. 오해는 다 풀었습니다. 곧 소주 자리에 모실 생각입니다.

-기장군의 인구가 늘어 2016년 총선에서 독립선거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들 합니다. 총선에 출마할 겁니까.

▶군정에 충실할 뿐입니다. 생각조차 해본 적 없습니다.

-취미는 무엇인가요?

▶따로 없습니다. 일이 취미입니다.

-효자라는 소문이 자자한데?

▶두 분 살아 계실 때는 효도하지 못한 것 같고, 돌아가시고 난 뒤 매일 산소를 찾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에 저장된 모친 사진을 보여 주며) 어머님은 2004년 3월 한나라당 경선에 떨어지고 난 뒤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은 2010년 군수에 당선되고 난 뒤 취임 일주일 전에 돌아가셨고요. 치매끼가 있었던 아버님이 사력을 다해 저의 선거운동을 도왔어요. 당선증을 보여드렸더니 원도 한도 없다는 듯 환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저는 어머님 아버님이 보내주는 에너지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갑니다.



◇오규석 기장군수 프로필

▷1958년 기장군 철마면 출생 ▷기장고등학교, 진주교대, 대구대 법정대학 행정학과, 동 대학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 총학생회장 ▷동국대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졸업, 동 대학 한의학과 박사과정 졸업(한의학 박사)

 ▷초대 전국한의예과 학생협의회 회장 ▷동국대 총동창회 이사 ▷기장고 총동창 회장 ▷민선 1기 전국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부산광역시 기장군수) ▷전 기장한의원 원장 ▷전국 최초 4년 연속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수상 ▷민선 5, 6기 기장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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