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을 대표하는 유력 정치인들이 잇따라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지역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환)는 2일 한국전력공사 재직 시절 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한대수 전 청주시장을 전격 구속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한 전 시장은 한전 상임이사로 근무하던 2011년 10∼12월 직원 A씨로부터 승진청탁과 징계 무마 등의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한전 간부 김모(61)씨의 알선수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 전 시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민선 3기 청주시장을 지낸 한 전 시장은 지난 6·4지방선거 당시 초대 통합 청주시장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탈락했지만 여전히 지역 정치권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구속 수사 결과에 따라 그의 정치 생명에 상당한 타격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선 국회의원 변재일(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치과의사협회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은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과정에서 변 의원을 포함한 새정치연합 전·현직 의원 13명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며 지난 6∼7월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현철 부장검사)는 이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대한치과의사협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치과의사협회 간부들을 차례로 불러 후원금을 제공한 구체적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변 의원은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된 법률안의 법안 취지에 공감해 공동 발의에 참여한 것으로, 이는 국회의 일상적인 업무일뿐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도내 최다선(4선)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철도부품업체로부터 사업 편의 청탁과 함께 6천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기소된 새누리당 송 의원은 국회에서 불체포 동의안이 가결되면서 가까스로 구속만은 면했다.

송 의원은 금품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했지만 철도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업체 대표는 법정에서 송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며 죄를 모두 시인, 치열한 진실 공방을예고했다.

도내 한 정계 인사는 "비리 의혹의 사실 여부를 떠나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만으로도 지역민들의 정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