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 '상하이발 개헌 발언' 관련
- 문희상 "우리가 먼저 꺼낸 것"
- 화기애애 분위기 이어졌으나
- 정부조직법 개정 등 '평행선'

- 김태호, 1시간 바깥에서 대기
- 회담장 나서는 대통령에 인사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2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1시간 동안 '밀착회동'을 가졌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끝난 뒤 오전 10시53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계속된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고, 간간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달리 손에 잡힐만한 성과물을 내놓지는 못했다. 여야는 정부조직법 개정,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를 놓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고, 야당이 민감한 개헌 이슈를 꺼내기도 했으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비교적 작은 원탁 테이블이 준비된 것을 놓고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라고 테이블을 줄인 것 같다. 마음을 열고 좋은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분위기를 이끌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직접 시정연설을 해주셔서 고맙다. 잘하신 일", "경제 활성화 부분에 대해서는 경제박사 다 되셨나 생각했다" 등으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문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상하이발 개헌 발언'과 관련, 박 대통령에게 "거, 김무성 대표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우리가 하도 개헌하자고 하니까 (김 대표가) 그냥 얘기한 것뿐이에요"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입을 가리고 파안대소를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회동 후 '개헌'문제를 언급했는지를 놓고 브리핑을 번복하는 등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동 후 공식 브리핑에서는 "(개헌 얘기는)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새정연 강경파들이 반발할 조짐을 보이자 "사실은 있었다"고 긴급 진화에 나서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새정연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언론인들이 자꾸 개헌의 '개'자도 안 꺼냈느냐고 묻기에 설명한다"며 "꽤 시간을 할애해서 개헌 부분에 관한 말씀이 있었지만 여당의 요청으로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동에서 문 비대위원장은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넘기면 개헌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니 논의는 일단 시작돼야 하는 게 아니냐"라는 취지로 개헌 문제의 공론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내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말없이 듣기만 하면서 미소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개헌과 관련해 언급을 삼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회동을 마치고 여당 지도부 전원이 박 대통령을 국회 밖 차량 앞까지 배웅할 때 최근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태호 의원이 1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가 박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