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진실 공방 속 신뢰 무너져
- 북의 '주도권 잡기 전략' 분석도
남북 군사회담 개최 전말에 대해 북한이 지난 16일 밤 기습 폭로로 남북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상황이 되면서 당초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도 성사가 어렵게 됐다. 남북관계 투명성을 강조해 온 박근혜 정부가 지난 15일 군사회담과 2차 고위급 접촉 제안을 앞두고 '오락가락' 설명과 '비밀주의' 행보를 이어가다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에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남북 군사회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는가 하면 이틀 전 제안한 고위급 접촉을 두고도 "언제 제안할지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다가 뒤늦게 이를 공개했다.
이어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지난 7일 북한이 '황병서 총정치국장-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단독 접촉'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가, 한 시간도 안돼 "황-김은 전통문의 발·수신자로 명기됐을 뿐 '황-김 단독접촉'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그러나 이날 밤 북한의 보도로 단독 접촉 제안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정부는 뒤늦게 "북한에서 김관진 실장을 우리 측 대표로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남북은 비공개 요구 주체 및 의제에 대해서도 엇갈린 설명을 내놓고 있다. 북한 측은 접촉 사실을 자신들이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했으나 남측이 비공개를 주장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측은 북한도 대표단 명단 통보 시 '비공개 접촉'을 명시했다는 입장이다.
의제를 놓고도 북한은 자신들이 쌍방이 서해상의 예민한 선을 넘지 않는 문제와 고의적 적대행위가 아니면 선불질(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문제,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교전수칙 수정, 대화와 접촉 지속 등을 제안했다고 밝혀 국방부의 설명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북이 이처럼 신경전을 벌이면서 2차 고위급 접촉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역시 "고위급 접촉 개최의 전도가 위태롭게 됐다"고 경고했으나 역설적으로 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대화를 깰 의도는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