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승(오른쪽)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김영철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이 15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 북측 긴급요청에 따라 성사
- NLL·대북전단 의제 된 듯
- 연평도 포격 북 책임론 언급
- 5·24조치 해제에 쟁점 전망
- 정부, 철저한 비공개로 논란
- 남북관계 투명성 훼손 지적
15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 군사회담은 남북관계 대화 국면 전환을 앞두고 갑작스레 조성된 군사적 긴장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특히 이달 말~다음 달 초에 열기로 합의한 고위급 접촉을 위한 사전 정지 차원의 의미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발적 충돌 피하자 공감
이날 접촉은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따른 교전과 우리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사격하는 등 연이은 북한의 군사도발 직후에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일 남북 함정 간 갑작스러운 해상 교전 직후 북한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NLL과 관련 긴급 접촉을 요청하는 전화통지문을 보내면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진 못했다.
정부는 남북 간 2차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한은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들어 반격하고, 언론을 포함한 비방 및 중상 중지 등을 다시금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이 요구하는 5·24조치 해제 문제도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와 관련, "천안함, 연평도 포격이 북한의 책임이란 점을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고위급 접촉에서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책임있는 조치 이행 문제도 이날 회담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날 우리 측 대표가 예비역 중장인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이고 북측 대표로 김영철 인민군 정찰총국장이 나옴에 따라 회담의 격은 육군 소장급이 맡아온 장성급 회담 이상이다. 국방부 장관 회담과 장성급 회담의 중간 정도로, 장성급 이상 군사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성사된 것이다.
■정부 회담 끝날 때까지 '쉬쉬'
정부는 이날 군사회담 관련 내용을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 빈축을 샀다. 국방부와 통일부 당국자는 정치권에서 회담 시간과 장소까지 공개한 이후에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방침만 되풀이했다.
북측이 이번 회담의 비공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남북관계의 투명성을 강조해왔고 지난 2월 1차 남북 고위급 접촉 당시에는 공개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와 국방부 당국자는 "남북 간 합의사항이었다"며 "서해상에서 함정 간 교전이 발생했고 연천에서 총격이 발생하는 등 남북관계 상황이 예민한 시점이라 좀 더 실질적인 협의를 위해 비공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민하다는 판단도 모호할 뿐 아니라 비공개의 실익도 뚜렷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통일부는 이날 군사회담은 물론 이틀 전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사실까지도 쉬쉬하다 일부 언론의 보도로 확인 요청이 쇄도하자 국방부 브리핑 시점에 맞춰 '마지못해' 공개해 지나친 '비밀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