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성 없다' 이유 참여 않아
- 市, 국토부공모 제안서 못내

부산시가 해운대구 반여동 일대에 추진해 왔던 '반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부지 확보 실패로 무산됐다. 해당 부지 60% 이상을 보유해 공동 사업자로 참여했던 풍산그룹이 경제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시는 해당 부지 개발 계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해 개발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26일 마감한 국토교통부의 도시첨단산업단지 선정 공모에 풍산 측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1일 밝혔다. 국토부는 제출된 사업제안서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대상지 6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에 선정되면 그린벨트 해제, 기반시설 지원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애초 반여농산물도매시장 인근 121만9000㎡ 부지에 8966억 원을 들여 융·복합 첨단산업단지를 조성, 초정밀산업과 정보기술(IT) 등 산업을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센텀산단과 석대·회동 도시첨단산단과 연계해 '해운대 도시첨단산단 벨트'를 완성한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사업제안서 제출을 한 달가량 앞둔 지난 8월 부지 중 76만 ㎡를 보유한 풍산 측이 사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시는 대체부지를 물색했지만, 끝내 국토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풍산 측은 개발에 따른 이익과 기존 공장 이전에 따른 기회비용 등 손익을 검토했으나,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풍산 측은 해당 부지의 개발 계획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해당 부지는 풍산 측이 2009년 반여동 그린벨트 내 돔구장 건설을 제의하면서 개발 계획이 시작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국토부의 도시첨단산단 조성 계획에 따라 부산시가 해당 부지 내 사업 추진을 제안했고, 이를 통해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지역구 배덕광 국회의원, 백선기 해운대구청장도 선거 공약 사항으로 '반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내세웠던 터라 사업 무산에 따른 주민 실망감도 크다.

시는 정부 차원의 첨단산단 조성은 무산됐지만, 풍산 측과 협의해 이 일대를 첨단 업종 중심의 도시형 산업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시 차원의 첨단산단 지정 등 독자 개발에 대해서도 검토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첨단산단 개발의 최적지인 만큼 풍산 측과 협의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