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고층 건물과 시설물에 설치된 항공장애표시등이 모두 제 기능을 못해 항공기 충돌 사고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초고층 밀집지역인 해운대의 아파트와 빌딩은 물론 광안대교의 항공표시등도 설치 기준에 미달했다.
해무가 잦은 부산지역 상황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실시한 전국 871개 항공장애표시등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229곳이 시설기준에 미달됐고 180곳은 관리가 부실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헬기 충돌사고를 계기로 이번 전수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부산에 설치된 22개 항공장애표시등은 21개가 기준 미달이고 나머지 1개조차도 관리 부실인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모두 불량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높이가 105m인 광안대교 주탑에 설치된 항공장애표시등은 '동시 섬광'(동시에 깜빡깜빡하는 불빛)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수시로 해무로 뒤덮히는 광안대교가 항공장애표시등 장애로 항공충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해운대 초고층 건물인 D빌딩(높이 298.8m), I빌딩(높이 206m)도 동시 섬광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