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 관련 언론사 보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7일 당무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국으로 치닫던 당내 분란은 일단 큰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후의 당면 과제는 정부·여당을 향한 세월호특별법 공세로 야당의 존재감을 회복하고, 후임 비대위원장의 조속한 임명으로 와해된 당 지도부를 복원하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특별법 대여공세는 박 위원장 거취 문제로 사분오열된 당을 수습하고 단합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집중포화를 가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박 대통령이 여야 협상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는 발언, 더 나아가 세비 반납을 운운하는 발언까지 한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와 의회주의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면서 "제왕적 대통령, 군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그대로 국민 앞에 드러냈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박 대통령의 발언은 진상규명 의지가 전혀 없음을 만천하에드러낸 국민무시, 불통정치의 전형"이라면서 "대통령 스스로 말을 뒤집고, 야당이 어려운 틈을 타 특별법 제정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원내대표직은 세월호특별법 해결과 관련해 마지막 수습노력을 한 뒤 그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한다'는 당내 의견수렴 결과에 따라 복귀하는 대로 특별법 협상에 정치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 비대위원장을 세우고 조직을 추스르는 문제는 계파 간 이해관계와 맞물려 특별법 못지않은 난제가 될 수 있다.

현재 당내 여론은 크게 보면 '후보자 범위를 좁혀서 추천하자'는 의견과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결정하자'는 의견으로 갈리는 분위기다.

구체적으로는 전직 당대표들이 특정 후보를 선출하면 당연직 당무위원들의 추인을 거쳐 박 위원장이 임명하는 안, 전직 당대표·원내대표와 중진들이 추천위원회를구성해 합의 추천하는 안, 의총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교황선출(콘클라베)' 방식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의총에서 중지를 모으거나, 중진들에게서 추천을 받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고 했고, 박기춘 의원도 KBS라디오에서 "중진이나 계파 대표들의 의견을 집약해 박영선 위원장이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직 당대표 등이 선출하거나 추천하는 방식은 현역 의원들이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느냐가 차기 당권의 향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계파별로 유리한 방식을 관철하기 위한 줄다리기가 팽팽해지면 후임 결정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