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은 원내지도부에 일임
- 민생 강조로 야당 압박
- 국면 전환 모색 의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세월호 거리 두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김 대표 책임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김 대표가 적절한 시점에 세월호 협상에 개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28일 부산을 방문해 지역구인 영도에 위치한 한국해양대 '르네상스 게이트' 준공식에 참석하고 수해 복구 상황을 추가 점검한다. 지난 26일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본 부산을 찾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김 대표는 27일에도 주거급여 시범실시 지역인 경기 과천시 문원동 주민센터를 방문,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긴급 민생현장 점검'에 나서며 장외투쟁 중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거듭 압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주민 간담회에선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의 상황을 살피고자 한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포함해 민생법이 조속히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민생 앞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서민들을 편하게 해드릴 의무가 국회에 있다"며 "당장 시급한 민생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한다"고 야당의 책임을 거론했다.

김 대표의 민생 행보는 당 내외 상황을 고려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세월호 협상'에 대한 전권을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부여, 원내지도부에 협상 공간을 확보해주기 위한 고려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민생 행보로 야당을 압박, 세월호 국면을 벗어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가 세월호 협상은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가 세월호 협상에 직접 개입하게 되면 청와대를 압박하는 것으로 비치면 당내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7·14전당대회 이후 당 안팎의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친박 주류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세월호 개입'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월호 국면이 지속되면 국회의 민생 법안 처리도 불가능해지고 결국 집권여당의 수장인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김 대표에게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원내지도부와 세월호 유족들 간 협상 결과에 따라 김 대표가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