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우리 아들 잘 있나'-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여파로 군부대를 찾는 면회객의 발길이 주말 내내 이어진 가운데 지난 9일 강원 화천지역 모 전방부대 앞에서 한 면회객이 아들에게 줄 음식물을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사적제재·병 상호간 명령 금지
- 임신 여군 위험 업무 부여 불허
- 군사옴부즈만제· 의문사 규명
- 군 사법기관 독립성 강화 추진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28사단 윤모 일병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 계류 중인 '군인권법안' 처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군대 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의원들이 발의한 군인권법안들이 군의 반대나 예산 문제 등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태였으나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윤 일병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로 합의한 만큼 본격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중에는 '군인복무기본법안'이 눈에 띈다. 이 법안은 사적 제재와 병 상호 간 명령의 금지 등을 통해 가혹행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장병의 고충처리·전문상담관 운용 등 군인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규정을 담았다.

임신 중이거나 산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여군을 심야시간과 위험한 업무에 근무할 수 없도록 한 '군인사법' 개정안도 제출돼 있다.

임신 중인 여군에 대해서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또 휴일에 근무할 수 없도록 하는 동시에 하루 2시간, 1주일 6시간, 1년 150시간을 초과하는 시간 외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국회에 '군사옴부즈만'을 두고 군인이 제기한 진정이나 국회 국방위원회가 요청한 사항 등을 조사하도록 하는 '군인 지위 향상에 관한 기법 법안'도 발의돼 있다.

이 법안은 부대방문권과 정보 접근권, 또 군인의 기본적 인권침해행위와 부당한 처우에 대한 시정·개선 권고권을 부여한 게 핵심이다.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안'도 제출돼 있다. 1948년 11월 30일부터 발생한 사망 또는 사고 가운데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결정할 경우 출석 요구, 진술 청취, 진술서 제출 요구, 감정 의뢰, 자료 제출요구, 실지조사, 통신사실 확인 등으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은 최근 ▷군사법원 조직 법률안 ▷군 검찰 조직 법률안 ▷군 형사 소송법안 ▷장병의 군사재판 참여 법률안 ▷군에서의 형의 집행 및 군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개정안 ▷군 형법 개정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의 인권 보장과 함께 군사법원·군 검찰의 소속을 각급 부대에서 국방부로 일원화하고 군 사법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